해본 일보다 안 해본 일이 더 많은 사회초년생이어서 무언가 배워야 하는 일이 참 많다. 백일생각을 하면서도 배우고 있다. '눈길을 끄는 뉴스레터', '뉴스레터 디자인' 같은 검색어를 습관처럼 반복하면서.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새로운 일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일은 넘쳐나지 않을까, 그럼 그 일 자체를 익히기보다 빨리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익히는게 더 낫지 않을까?
홍진아 대표님(빌라선샤인)의 '전문성'에 대한 재정의가 참 좋다. 보통 업무 경력이 많으면,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조직에 오래 있으면 전문가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분의 책에서는 '일을 완성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체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정의한다. 더해서 뭐 하는 사람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배우는 사람인지가 전문가인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이야기한다. 배울 수 있는 힘을 기르는게 중요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TMI: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배움에 대해 친구 두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둘다 기획자이자 강사로서 교육 분야의 노하우가 깊은 친구들. 워크샵 컨퍼런스 등등 어딘가 가서 무엇을 배운다고 하면 그게 참 도움이 되겠네요" 또는 "그게 어떤 도움이 돼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는 얘기해서 폭풍 공감했다. 여기서 '도움이 되느냐'의 판단 기준은 취업 및 이직인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도 비슷했다.
배움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너무나 당연하게 이걸 배워서 어떻게 써먹을지 기회비용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시험에서 활용하기 위한 학교 공부, 취업에서 활용하기 위한 자격증/직무 공부를 지속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게 그 날의 잠정적 결론이었다. 확실히 우리는 배움 그 자체를 위해 무언가를 배우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일단은 뭔가를 배우려 할때 '왜 해야 하지?'를 따지던 습관을 버리기로 했다. 앞으로의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는 것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보다 배움과 가까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