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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 Jul 08. 2019

여행이 끝나고 나서

대만 타이중 여행 회고

'소비가 아닌 경험이 행복하게 한다'는 말을 읽고 경험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여행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싶을까 생각해 봤을때 생각난건 딱 두 가지. 풍경 좋은데서 글쓰고 책읽기와, 하루종일 중국어에 둘러싸여 있기. 전자는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후자를 경험하기로 택했다.

욕구와 감정을 아주 솔직하게 직면했을 때,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않더라도 잘하고 싶은 단 하나를 꼽으라면 중국어였다(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이게 나다). 그래서 미국도, 유럽도 아닌 가까운 대만을 택했다.


最美的不是下雨天,而是和你躲过雨的路易莎
제일 아름다운건 비 오는 날이 아니라, 너랑 같이 비를 피한 이 카페였다.


여행을 마치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당분간은 여행 안 가도 되겠다" 였다. 명상, 운동, 독서, 이 세 가지만 지키면 그게 여행지였다. 일상을 여행처럼 산다는 말이 조금 와닿았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거 매우 좋지만, 그 욕구와 의도에 일일이 반응하며 그 모든걸 이루려고 하면 피곤하다. 한국인들이 없으면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딱히 그렇진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말이 꽂히는건 여전했다. 타인의 시선이 신경쓰이는 것도 마찬가지. 마음이 달라졌을 때 비로소 신경쓰이지 않았다.


내가 중국어 하고 싶은 이유도 어렴풋이나마 알겠다. 세상 어디가도 넘쳐나는 중국어 화자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버스에서, 기차에서 마음 가는대로 대화하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싶다. 방대한 중국어 앞에서 뭐부터 해야 할지 방황했는데, 일단 말만 잘 하면 충분하겠다는 나름의 시작점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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