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읽고
책 중에는 ‘마음이 더 건강해지도록 돕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마음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어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책이다. 다른 사람이 이유없이 비난하거나 무례하게 굴어도, 제목과 같이 무례한 사람에게 '무조건' 웃기만 하라, 는 내용은 아니다. 우선, 우리가 평소에 불편함을 겪는 상황을 정리해준다. 어떤 것에 무례함 또는 불편함을 느끼는지 생각하고 그에 반응할 방법을 연습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에게만 무례함을 탓하지 않는다. 무례한 개인들이 모여 사회를 만들었기에 사회분위기와 구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을 지키는 것,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근육’이다. 인바디를 해서 몸상태를 체크하고, 그에 따라 운동을 하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꾸 연습해야 마음근육을 길러서, 마음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내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한 가지 일에 실패해도 내 전부가 엉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기억에 남는 문장 모음
- 나는 ‘정신으로 몸을 극복한다’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몸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단지 겪어낼 뿐. 내 마음과 육체는 싸워서 이겨야 할 경쟁자가 아니라 보듬어서 함께 가는 친구일 수밖에 없다.
- 오랫동안 고민해 선택한 결과가 대단하지 않더라도 자신조차 시시하게 여기지 말라는 것,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이 선택한 인생에 대해서도 시시하게 여기지 말라는 이야기를 작가(마스다 미리)는 여러 책에서 반복한다.
- 어떤 존재가 존재의 필요를 자꾸 설명해야 한다면, 그것은 질문자가 이미 무가치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 자신의 감정을 믿어라. ‘불쾌하다’는 감정은 원래 주관적인 것이다. 다른 사람이 허락하고 말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 스스로 ‘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보아주는 것이다. 자신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로 그렇게 믿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 ‘당당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남 앞에 내세울 만큼 모습이나 태도가 떳떳하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당당해!”라는 말은 어떤 상황을 해명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그러니까 예컨대 덩치 있는 여자는 당당하면 안 되는데, 그럼에도 당당하니 놀랍고 대단하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특히 여성에 대해 자주 쓰이며, 여성이 여성을 선망하고 동경한다는 뜻의 ‘걸크러시’에서도 당당함이 핵심이다.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여자들을 칭찬한답시고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런 특성을 가진 남자에게 ‘당당하다’고 표현하는 걸 한 번도 못 봤다. 포털에서 ‘당당한 남자’를 검색하면 ‘바람 피우고도 당당한 남자’, ‘성기 확대로 당당한 남자 되기’ 같은 결과가 대부분이다. 남자가 자신감 있고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면 ‘남자답다’, ‘카리스마 있다’라고 하지 ‘당당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왜? 남자가 당당한 건 당연한 거니까.이처럼 여성에 대한 무의식적인 편견은 여성들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두게 한다.
- 나이를 먹어가면서 나는 사람들의 이상한 말에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무례한 사람들은 내가 가만히 있는 것에 용기를 얻어 다음에도 비슷한 행동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삶에서 만나는 다음 사람들에게도 용인받은(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행동을 반복했다. 또한 나는 그런 말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패배감을 쌓아갔고, 그렇게 모인 좌절감은 나보다 약자를 만났을 때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갑질의 낙수 효과다.
- 분노하고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말자. 어릴 때 배웠던 것만큼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혹시’의 마음만은 잃어버리지 않도록.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차선이 없다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는 절실함만이 최악을 막아준다.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반인종차별주의자, 반전주의자, 페미니스트 등 과거의 이상주의자들이 간절히 꿈꿨던 세상이기도 하다. 세상을 무조건 긍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니컬해지지 말자는 건, 철저하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용기 있게 현실을 직시하자는 뜻이다. 그러면 최소한, 세상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내 인생과 내 주변은 뭐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 “다들 그렇게 살아”, “좋은 게 좋은 거지” 같은 말은 그만하고, 비상식적인 관행 앞에서 눈을 감지 않겠다고 다짐할 때 세상은 진짜로 좋아진다.
-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게 피해를 준다. 딱히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닌데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다른 사람들을 자신과 같은 인격체로 여기지 않고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해 비판을 받으면 상대 쪽으로 튕겨내 버리는 데에도 능하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과 오래 관계를 맺으면, 그렇지 않았던 사람도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며 자존감이 급격히 낮아진다.
- 세상에 희망이 있다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공감의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인간이 타고난 것 중 가장 위대한 능력인 이유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아니라 ‘나는 잘 모르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고차원의 상상력 덕분일 것이다.
-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고 싶고 거절도 잘 하고 싶다면, 그건 욕심일 뿐이다. 둘 중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상대의 부탁을 거절할 자유가 있듯이, 거절당한 상대가 나에게 실망할 자유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면 그 모든 사람에게 휘둘리게 된다.
- 영화 〈안녕, 헤이즐〉에서 주인공 어거스터스는 불치병에 걸린 여자 친구에 대해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상처를 누구로부터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 신경정신과 의사인 하지현 교수는 “불안이란 없애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마음의 근육을 키울 일이다. 마음의 근육을 키운다는 건 감정의 진폭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게 아니라 언젠가 우울함이 찾아오더라도 빠르게 나아질 수 있는 회복력을 얻는 일이다.
- 일상에서 무례한 사람이 당신을 평가하거든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겨버려라. ‘그의 말이 사실일지도 몰라’ 하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나를 잘 모를뿐더러 나에 대해 열심히 생각하지도 않는다. 몇 년 후 “그렇게 말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분명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 말을 곱씹는 게 억울하지 않은가? 나의 과정을 모두 아는 사람은 나뿐이며,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은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려 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다짐한다. ‘사람들이 말하게 두고, 나는 나의 일을 하러 가자.’
- 질문자의 의도를 곧바로 알 수는 있지만 대답하기 불쾌한 경우에는 딴청을 부리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너 페미니스트지?”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 “네”, “아니요” 같은 대답부터 하지 않고 “페미니스트가 정확히 무슨 뜻이에요?” 또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하고 물어보는 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쾌한 티를 내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여성우월주의자를 페미니스트라고 하지 않나?”, “네가 아까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같은 해명을 하다 스스로의 논리가 빈약함을 깨닫고 급히 화제를 돌리게 된다.
질문자의 의도를 모르더라도 대답하기 꺼려지는 질문, 논쟁이 예상되는 질문에는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모든 사람과 토론을 할 수는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최저 시급이 오른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같은 질문을 친분이 없는 사람에게 받았을 때는 그저 대화의 공을 상대에게 넘겨주자. 보통 상대가 나를 훈계하거나 떠보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쪽으로는 별로 생각을 안 해봤어요” 하고 나의 패를 내보이지 않는 선에서 끝내는 것이 대화를 빨리 종료하는 기술이다.
- 기본적으로 표현은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비슷한 뜻이라도 생생한 표현을 쓰면 훨씬 표현이 재미있어진다. “생각 좀 하고 말해주세요”는 “전두엽 좀 거치고 말해주세요”로 바꾸는 식이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가치 없는 곳에 쓰지 말 것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