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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 Aug 22. 2018

퇴근 후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싶다면

책 <아무튼, 계속> 리뷰


주말에 들른 독립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담담해 보이지만, 단단한 무언가가 있는것 같은 작가의 일상이 흥미로워 구매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퇴근 후에 어떻게 일상을 알차게 보낼지 고민이 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책에서 발견하는 작가의 삶의 태도


퇴근하고 뭘 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일상의 항상성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고 대답한다.

최대한 약속을 잡지 않고, 스스로 정한 매일, 요일별, 시간별 루틴에 따라 살아간다. 스스로 정한 루틴을 지키는게 압박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항상성을 좋아하는 체질을 만든다. 이 책은 항상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이제는 습관이 되어 항상성을 지키고 있는 작가의 하루하루를 담은 이야기이다.



일상이 소중한 이유는 결국 사람 때문이다. 일상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이유도 혼자만의 외딴섬이 되고 싶다거나 경주마처럼 눈을 가리고 내 앞길만 보고 살자는 생각 때문이 아니다. 매일매일 하루하루를 늘 똑같이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늘 그 자리에 있길 바라는, 내 나름의 시간을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아무렴, 어떤 짓을 해도 시간은 멈출 수 없고, 그 속에서 우린 어떻게든 변한다. 하지만 나는 돌아올 여름을 맞이하며 지난여름에 느꼈던 감정을 또다시 느끼고 싶고, 그 뜨거운 바람과 연관된 이야기들이 다시 반복되길 바란다.

이렇게 일상을 중요시하는건, 과거의 경험, 그 때의 느낌과 감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과거지향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때의 느낌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한다. 그래서 사용하던 물건을 버리지 않고, 기억에 남는 영화를 매년 본다.



샌 안토니오 스퍼스라는 농구팀을 좋아한다. 이 팀의 중심 선수들은 데뷔부터 은퇴까지 팀에 머물렀다. 하나같이 자신이 돋보이거나 좋은 기록을 쌓는 스타가 되는 것을 꿈꾸지 않으면서도 최고가 되는 방식을 추구했다. 동료들은 각자 자기만의 장점과 역할로 날카로운 톱니바퀴가 되어 정교한 스위스 시계처럼 돌아갔다. 이것이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또 리그 최고의 스타들이 편한 승리의 길을 찾아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요즘 세태에서, 지난 20여 년간 매년 우승 후볼 손꼽히는 스퍼스만의 생존 방식이자, 팀과 선수와 팬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관과 신뢰다.

항상성과 일상을 중요시하는 성향은, 스포츠 취향에서도 드러난다. ‘자신이 최고의 스타가 되는 것을 꿈꾸지 않으면서도, 최고가 되는 방식을 추구했다’는 부분에서 책 <에고라는 적>이 생각난다. 스퍼스 팀의 선수들은 자신의 에고를 내려놓고, 본질적인 목표와 가치 추구에 집중한 사람들이 아닐까.



나는 성장과 변화와 발전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 모든 순간들이 조금 더 오래 머물렀으면 한다.
안 그래도 시간은 붙잡히지 않고 흘러가는데, 성장과 변화라는 그럴듯한 포장지는 세상살이를 더욱 외롭게 만든다.

성장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었다. 나는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어야 동기부여가 되고,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그러나 성장과 변화가 그럴듯한 포장지라는 말, 그게 세상살이를 외롭게 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성장과 변화가 마치 만능이고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는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있다.  이 때문에 길 위에 혼자 서 있는듯 불안했다.




일상의 루틴 만들기

만약 자기만의 루틴을 새로이 마련하고 싶다면 아침에 눈 떴을 때부터 자신의 하루를 관찰해 보자. 어떤 일상이 기분을 좋게 하는지, 하긴 해야 하는데 부담이 되는 일과는 무엇인지, 바꾸고 싶은 습관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자신의 일상을 마치 관찰 카메라로 보듯이 살피면서 세세한 디테일부터 차근차근 따져보자. 그렇게 자기가 좋았던 순간들, 그리고 나태해지기 쉬운 위험 요소들을 하나씩 찾아내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평온한 일상을 꾸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성실함은 맛있어서 먹다 보니 자연히 찐 살처럼 그냥 따라오게 될 것이다.

1년간 성장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하면서 습관 만들기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그때그때 정돈하지 않는 게으른 습관이 일상을 잡아먹기도 하기에 습관을 발전시킬 무언가가 필요했다. 저자의 말은 습관 만들기에 아주 요긴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일상, 하긴 해야 하는데 부담이 되는 일과, 바꾸고 싶은 습관을 생각해보고, 습관 만들기에 보탰다.


특히, 청소와 관련하여 소개한 퇴근 후 20분의 법칙을 적용해보려고 한다. 퇴근 후 20분간 우선 방을 정리하는 법칙이다. 오늘부터 퇴근 후 20분의 법칙을 실천하기 위해 어제 큼직한 방 청소를 끝냈다. 이제 매일 20분을 성실하게 활용하며 바꾸고 싶은 습관을 떨쳐내고, 부담이 되는 일과를 가벼운 일과로 바꿔내려고 한다. 곧 집에 도착하는데, 바로 오늘부터!
 



기억에 남는 말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피해야 할 세 가지: 각종 모임과 술자리, SNS, 초라한 혼밥
- ‘술 마셔야 할 수 있는 말’은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자기 방에 머물러 있을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 1600년대 파스칼




이 글을 읽고 '라이프스타일을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쓰지만 한 주제에 정착하고 싶지 않아서 헤매던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왜 그렇게 살고 있는지, 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고 사는 일상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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