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동네 도서관
책, 사서 읽으시나요?
저는 꽤 오랜 시간 책을 사 읽어 왔습니다.
그것도 새 책 만을 사서 읽곤 했어요.
헌책방에서 고른 책은 왠지 온전히 내 책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친구에게 빌린 책도 마찬가지였고요.
온전히 나의 손길을 탄 (분명 서점에 책을 진열한 직원의 손도 탔을 테지만) 책만이 다 읽은 후에도 그 흔적을 내 안에 더 많이 남기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그랬던 제가 요새 책을 빌려 읽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간 부족입니다.
독립을 하고 보니 좁은 집에 책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일이 쉽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집에서 걸으면 10분 거리에 있는, 이름도 예쁜 등빛 도서관에 대개 이 주에 한 번 들러서 이전에 빌린 책을 반납하고 적게는 두 권에서 많게는 네 권 까지 새로운 책들을 빌려옵니다.
저는 소설을 좋아해서 주로 다른 선반은 보지도 않고 소설, 그중에서도 영미와 그 외 지역(주로 유럽이지요) 소설이 진열된 두 열의 서가만 열심히 훑어보는 편입니다.
네, 저는 아주 편향된 독서를 하는 사람이에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 보니 좋은 점이 있어요.
전보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살 때는 내가 반드시 끝까지 읽을 것이 분명한 책들만 사게 되지요. 샀는데 읽지 않으면 아까우니까요. 그러다 보니 책들의 결이 비슷해요.
같은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사게 되고, 다른 작가여도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이나 주제 같은 것이 내가 좋아할 것이 분명한 책들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빌려 읽는 책은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평소 같으면 고르지 않았을 법한 책들이 선택되기도 해요.
기분이 처지는 날, 눈이 많이 오는 나라에서 천천히 살아가고 있는 약간은 우울한 듯한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책을 품에 안기만 해도 위로가 된다는 것을 책을 빌려 읽게 되면서 배웠어요.
그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게 된다고 해도 말이에요.
반납일자가 정해져 있는 탓에 어서 지금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것 또한 분명 빌려 읽는 책의 큰 장점 중 하나겠지요.
어쨌든 그렇게 빌려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앞으로 적어 내려볼까 합니다.
제목을 ‘빌려 읽은 책’으로 정해봤어요.
문자 그대로 빌려 읽은 책이기도 하고, 왜인지 낭만적으로 들리더라고요, ‘빌려 읽은 책’이라는 말이요.
저는 남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해 달라고 설득하는데 영 소질이 없는 사람입니다만, 한번 해 보려고 합니다.
이유는, 그냥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 졌으니까, 그게 전부입니다.
그러니까 솔직히 말하면 이 글은 저 자신을 위한 글임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제 마음 한 켠에는 계속 소개하는 연습을 거듭해서 언젠가 내가 재미있게 읽은 좋은 책들을 함께 좋아해 줄 사람이 생기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분명 자리 잡고 있답니다.
반갑습니다.
언젠가 당신과 같은 책을 읽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