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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Oct 21. 2023

나도 사람인데.. 독하게 부동산 임장하는 마음

부동산 임장하는 마음

부자가 되는 길의 방법으로 부동산 투자를 선택하고 열심히 임장을 다녔다.


수도권의 웬만한 도시와 서울 동네들은 '여기'하고 말하면 머릿속에 그림처럼 동네가 그려졌고 그 동네 제일 비싼 아파트와 몇몇 아파트가 떠오르며 시세도 떠올랐다.


그동안 나의 유일한 취미이자 꼭 해야 할 일은 임장 다니며 일단 많이 머리에 넣는 일이었다.


물론 아직 가봐야 할 수도권 지역이 너무나 많이 남았다.


오늘은 노량진으로 나갔다.

노량진 재개발을 쭉 둘러보고 프리미엄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노량진은 정말 오랜만이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10년 정도(24세~34세) 노량진 고시촌에서 공무원 시험공부를 했다.

나는 자주 친구들을 만나러 갔고

시험 앞두고는 꼭 닭백숙을 사주러 갔었다.


요즘은 노량진의 공시족이 많이 줄어서

노량진 재개발이 속도가 붙었다는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가 있어서 휑할 줄 알았는데


오늘 아주 오랜만에 도착한 노량진에는

젊은이들이 싱그러운 에너지를 뿜으며 가득했다.

후드티에 추리닝을 입은 20대~30대의 얼굴을 보면 희망이 보였다.

젊음 자체가 우선 앞날에 대한 희망이 가득할 수밖에 없거니와

삶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해 주말에도 공부를 하겠다고 추리닝 차림으로 길을 걷고 있는 모습에서 희망이 느껴진다.


어쩌면 그들이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해도

어딘가 있을 각자의 책상에서 현실 장벽에 부딪칠 수도 있다. 또 별거 없구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을 버티면

퇴근이라는 걸 하고 저녁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맛있는 것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좋아하는 드라마도 보고 푹 쉴 수 있을 것이다.

연애도 죄책감없이 맘 편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소소한 행복이 너무나 당연해져서 삶이 지루해지기까지 할 수도 있다.

늘 있어 잊었지만 사실은 너무나 행복하고 평온한 날들이다.


나는 그들이 보기엔 시험을 통과했고

한 단계 계단을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어떠한 목표를 갈망하며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인간에게 발전은 살아있는 한 끝나지 않는 숙제인가 보다.


오늘은 오랜만에 노량진을 다니며

친구들이 보고 싶어 지고 나의 젊은 날도 그리워지기도 했다.


부동산 임장을 다니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2만 보 이상을 걷지만 그만큼 나의 부동산 분석 능력이 길러진다 믿고 있기 때문에 보람된다.


투자공부를 본격적으로 한 것이 만으로 4년 되었다.

일하는 시간, 가족 돌봄 시간, 생리현상 시간 외

눈 떠 있는 시간은 항상 부동산 공부를 했다.

화장실 청소 등 단순 집안일을 하는 동안엔 부동산 유튜브를 귀로 들으며 했다.


이렇게 열심히 하면서도 사실 성과는 바로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은 주기가 길기도 하고 매도하지 않으면 어차피 사이버머니일 뿐이다.

나의 삶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이런 허무함과 더불어

임장을 다니다 어린아이와 엄마를 만나면

마음이 무너진다.


오늘도 임장 다니다

우리 아들하고 비슷한 또래인데

엄마에게 응석 부리며 까르르 웃는 모습을 봤다.


나도 사람인데

우리 아들하고 시간 보내고 싶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보고 싶다.

꽉 껴안아주고 싶다.


나는 여기 나와 뭘 하는 것인가

눈에 보이는 성과도 수익도 없는데


여길 정처 없이 헤매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 때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월급쟁이부자들의 '너나위'님이

지방 임장을 다녀오며 가족이 너무 보고 싶었고

깜깜한 집에 들어오며 무릎이 꺾이며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 마음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안다.


그래도 우리 가족 돈 때문에 서럽지 않고

돈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우리 아들 세대에서는 더욱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 부부는 열심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돈은 우리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울타리이다.


우리의 젊은 시간을 내어주고

가족을 지킬 울타리로써 부를 이뤄갈 것이다,


오늘 노량진에서 본 젊은이들이

젊음을 내어주고 미래의 소소하고 평온한 삶을 얻을 것처럼 말이다.


싹이 보인다. 부자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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