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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공원

by 솔바우


뜨내기처럼 불쑥 찾아와
처음 만난 동산
왕벚나무와 수양매화가 꿈처럼
하얗게 꽃 궁전 이루던 날이었다

초록빛 카펫 물성이 느끼하여
우레탄 화석 울렁거림 벗겨내던 날
노각나무와 조팝나무, 백리향을 지나
느티나무 그늘에서 숨을 고른다

군무 즐기려는 철새들이
때를 찾아 제 모습 서서히 드러내면
금목서 향기는 하늘에 닿고
황금빛 자화상
상강 지나가는 숲 길에 뿌린다

터널 끝 빛이 다가옴을 아는가
시절 따라 길동무 바뀌어도
동백나무 동산에 쌓인 사연들이
함박눈 되어 쏟아진다.







※ 사진은 2019년 상강일 점심식사 후 산책길에 찍은 것임. 2020년은 10월 23일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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