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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Aug 31. 2019

피오르 그리고 백야白夜


신들의 정원 오슬로에서

노르웨이 숲 북으로 가는 길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황무지가 끝없이 펼쳐지고,

골을 거쳐 플람까지 자동차로 일곱 시간

쉬엄쉬엄 달리면 만년빙하가 흘려내리는

접점에 서게 된다.



산정 분지마다 녹아내린

빙하수가 모여 호수를 이루고,

넘쳐흐르는 물줄기가 차가운 폭포수가 되어

계곡을 적신 다음

송네 피오르에서 하나가 된다.


송네피오르는 노르웨이 최장 204km  피오르이다


발틱해 연안부두에서  첫 만남의 그녀 실야에게
나는 그만 매료되어 버렸다.
눈이 시린 코발트빛 바다,

그리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가득히 떠 있고,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마리나의
하얀 요트들... 

아! 이방인은 언제인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기약도 없이
단조로운 이별을 고했던 그 날, 

오늘에 이른 재회가
이토록 감미로울 줄을 알았을까마는
어쩌면 십여 년의 세월이
그저 무의미하게 느껴질 뿐,
나는 어느새 그녀와 하나가 되어
스칸디나비아 항구 끝자락

스톡홀름미끄러지듯 벗어

헬싱키를 향한다.

수평선과 지평선이 겹쳐진
이만 여개 섬들의 사열이 끝나도록
백야는 나그네 곁을 잠들지 않고 지켜준다.




실야심포니는 북유럽을 이어주는 크루즈선으로 스톡홀름에서 헬싱키까지 밤을 세워 15시간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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