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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Jan 10. 2022

목화 꽃이 피었네

목화 꽃이 피었네


마을 앞 강 건너

도라대 언덕으로 어머니를 따라가면

고추와 가지와 배추, 고구마

동부콩들이 자라고 있었다


목화밭 고랑 위를

나비처럼 사뿐히 걸어다닐 때마다

마음에 새겨지는 눈 내린 풍경


나무 꽃 여물지 않은 봉오리

하나 따서 살짝 깨물 

달큼한 즙과 향이 입안에 고였다


동지섣달 나목(裸木)에 이 피면

어머니는 그 언덕에 서 계시고

향기롭던 목화즙은

어느새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된다


눈 내리는 날 선암사 입구에서@솔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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