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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장 Mar 01. 2022

통합시청률은 가능한가?

매체와 서비스의 차이와 통합지표의 욕구 사이에서 길을 잃다.  

이전 글에서 논의된 시청지표 데이터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지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방식이 다변화되었기 때문에 시청지표 조사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더이상 TV실시간 시청을 측정하는 것 만으로 부족하니 비실시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PC/Moile등의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는 것도 더해서 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통합시청률"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새로운 지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실시간 시청 vs. 비실시간 시청 

통합시청률이 가능한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지표산정의 과정과 그 의미일 것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표가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지표의 의미를 명확히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TV 시청률은 이전글(시청률만으로 충분한가 https://brunch.co.kr/@beskywalker/5)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방송되는 시간동안의 1분단위 평균시청자를 모집단으로 나누어 산정한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TV시청률은 방송시간동안 시청한 사람들(가구)수의 평균이 모집단(인구센서스상 내국인 또는 일반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비실시간 동영상 서비스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유투브에서 어떤 클립을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현재유투브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view)를 기록한 동영상은 "아기상어(

https://www.youtube.com/watch?v=XqZsoesa55w) 동영상입니다. 해당 동영상은 2016년 6월 18일에 업로드되어 2021년 3월 1일 21시 현재까지 10,258,586,985회가 재생되어 유투브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가진 동영상입니다. 102억회라니 엄청나게 많이 조회되었습니다. 이 수치를 시청률로 환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를 시청률로 환산하는데 몇가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첫번째는 102억이라는 조회가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한 것이 아니라 플레이된 수치임으로 평균 시청자수라 보기 어렵습니다. 기존 수치와 비교해 보면, 아마도 도달률과 가장 비슷하지 싶습니다. (물론 1번 이상의 플레이도 모두 누적되어 있어서 딱 맞는다고 말씀드릴수는 없습니다). 두번째는 영상이 업로드된 2016년 6월18일부터 2022년 3월1일까지 2083일간 유투브에 게재되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해당기간동안 노출되 기회를 가지고 있었기에 1분단위 조회수를 산정하기 위해 2083일 X 1440분 = 2,999,520분으로 102억회를 나누면 1분 평균 조회수는 3,420회 정도가 나옵니다. 세번째 평균 조회수를 다시 모집단으로 나누어야 하는데, 문제는 해당 동영상을 시청한 모집단은 특정 국가가 아니라 유투브를 시청한 전세계입니다. 이는 계산하기 어려우니, 우리나라 인구 4,980만명으로 나누어 보면 0.0069% 정도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인구수로 나누어도, 전세계 유투브 시청가능 인구로 나누어도 거의 안 보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다면 개인 시청률 1%는 얼마나 대단한 수치일까요? 방송되는 시간동안 4,980만명의 1%인 약 5만명 정도가 시청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를 유투브에 올려 놓으면 실시간 방송만큼의 시청자가 유지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실시간 방송은 방송시간에 시청자들이 최대한 운집하도록 하는 것이고, 유투브등의 VOD 서비스는 시청자들이 분산되어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콘텐츠를 시청합니다. 기본적인 작동방식이 다른 서비스를 어느 한쪽의 산정방식으로 계산하고 비교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각각의 특성이 다른 것을 굳이 합쳐서 비교할 필요가 있는지 말입니다. 


"실시간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계산하는 방식과 비실시간 콘텐츠를 측정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때문에 이들간의 이용행태를 합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와 합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러한 수치비교가 TV실시간에 유리한 방식이라고 말씀하실수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시청률 지표의 5%가 동영상 뷰(view)수 100만 건보다 많다고 생각하시거나 구독자수 10만이 높은 것이라 생각하시는 것은 디지털 매체를 높게 평가하시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요? 본래 산정하려는 대상과 방식이 다른 지표를 두고, %와 숫자로만 해석하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데이터를 그냥보시면 인식의 편향대로 해석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비교가능한 수치인지, 비교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도의 근본적인 물음조차 하시지 않는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 내재된 경향(predisposition)대로 결과를 해석하는 실수를 저지르게됩니다. 

출처: Nielsen U.S. 비교불가능한 지표와 비교가능한 지표

매체간의 지표 산정방식의 차이에 대해 미국 닐슨은 비교가능(Comparable)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2014년 월드컵 중계가 방송되는 동안의 평균시청자수는 4.6M이고, 월드컵 동영상이 1달간 디지털에 게시되어 시청한 수는 125.5M입니다. 이를 지표의 산정방식을 고려하여 비교가능하게 하면, 제가 앞서 보여드린 아기상어 동영상의 평균시청자수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면 TV실시간과 디지털VOD간의 지표의 양상은 반대가 됩니다. 


2. 프로그램 이삭줍기 vs. 광고 효율 상승 

실제 시청한 결과를 지표로 계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과 더불어 생각해 보실 것이 있습니다. 통합시청률이라는 개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전 글에서 시청지표의 조사목적은 방송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광고주에게 방송사의 파워를 증명하기 위해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통합시청률의 목적도 시청률의 조사목적의 연장선상에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서 통합시청률은 광고효과 상승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지표의 용처와 관련한 매우 본원적인 질문이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얼마전 종영한 tvN드라마 <불가살>은 TV실시간 방송에서 전CM-중간광고-후CM으로 구분하여 광고가 노출됩니다. 광고의 입장에서 보면 <불가살>은 시청자들에서 광고를 전달해주는 전달체(vehicle)이 됩니다. 그래서 프로그램과 연결되어 전달되는 광고는 프로그램 시청률을 통해 광고가 전달될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불가살>이 SVOD 형식으로 IPTV나 스트리밍 서비스(Netflix, Tving 등)에 제공된다면 방송 프로그램과 함께 전달되던 광고는 전혀 전달되지 않습니다. 가입비 또는 구독료를 이미 지불한 SVOD(Subscription VOD) 가입자가 광고를 달가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YouTube나 Naver TV처럼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AVOD의 경우, 실시간 방송과 동일한 광고가 집행되기 어렵고, 심지어 동일한 영상에 같은 광고가 노출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바로 디지털 광고의 특성인 개인화 또는 행동기반 타케팅이라는 개념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같은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해서 같은 광고가 노출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tvN드라마 <불가살>의 다양한 시청경로와 광고


광고효율성을 광고주에게 증명하는 자료인 TV시청지표에 실시간 이외의 자료를 추가하면 프로그램의 다양한 유통경로들이 합쳐지면서 콘텐츠의 노출은 증가하지만 정작 광고 노출은 증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통합시청률이라는 개념은 방송사가 다양한 경로로 유통하면서 발생한 결과들을 수집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어떻게 합쳐야 할지 모호한 상황이고, 광고효율성의 증가는 기대하기 불가능한 지표가 됩니다. 다시말해 방송사에게는 매력적일 수도 있지만 정작 광고주가 이러 지표를 믿을리 만무합니다. 


"통합시청률이라는 개념은 보다 면밀히 고민해야 합니다. 모두가 금방 만들수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기본적인 논의나 협력조차 시도된 바가 없습니다."   


같은 방송 프로그램인데 어떤 서비스에서 제공되는가에 따라 광고 전달이 다르게 나타나는 데는 플랫폼과의 계약이나 서비스 특성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수 있지만, 우리나라 방송사들 중 미디어렙에 의해 방송광고를 판매해야 하는 방송사(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는 방송광고 이외의 광고를 판매할 수 없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광고판매대행자 등의 금지행위) 

① 광고판매대행자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2.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 방송사업자 또는 광고대행자에 대하여 광고판매를 거부, 중단 또는 해태하거나 거래조건을 차별하는 행위

3. 「방송법」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에 따른 방송광고 외의 광고를 판매하는 행위

4. 정당한 사유 없이 제16조제2항에 따른 광고대행수수료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행위

5. 제17조제1항에 따른 광고판매대행사업의 회계를 다른 사업과 구분하지 아니하는 행위

6.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방송사업자 또는 광고대행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


 다시말해 tvN이 방송하는 <불가살>은 TV광고 뿐 아니라 Tving,  유투브, 네이버TV  등의 다양한 서비스의 광고를 TV광고와 함께 직접 판매가 가능하지만, JTBC의 <서른아홉>은 TV광고를 JTBC미디어렙(https://www.jtbcmediacomm.co.kr/)을 통해 판매하고 tving, youtube, Naver 등의 디지털광고는 SMR(http://www.smartmediarep.com/main/main.html)이라는 별도의 디지털 렙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등록채널인 tvN은 변화된 방송환경에 맞는 광고판매 전략에 제한이 없지만 국가 허가하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들은 TV광고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 시청률이 산정된다고 하더라도 tvN을 제외한 주요 채널의 광고영업에는 큰 이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정말 불가능한가?


통합시청률의 산정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시청률이라는 말에는 프로그램과 광고의 효과 모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매체나 서비스의 제공방식이 다르고, 지표 산정의 방식이 다른 상황에서 통합시청률의 산정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다음의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3가지로 구분하여 산출해 본다면 아에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먼저 기존 실시간 방송이 TV 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비스 될때를 먼저 구분합니다. 방송은 이미 TV 이외의 매체를 통해 시청이 가능합니다. 실시간 방송의 경우 프로그램과 광고가 동일하게 전달됨으로 이들을 그대로 합산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주의해서 보실것은 실시간(Linear)에 C3/C7이 표시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비실시간 서비스로 잘못 안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VOD를 포함한 통합시청률을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도었고 많은 분들이 아직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실시간 방송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고와 프로그램이 변화없이 전달될때 합산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방송 프로그램 콘텐츠와 광고가 별도로 운용되는 경우입니다. 앞서 살펴본 실시간 산정을 포함하여 콘텐츠의 이용량을 산출하는 TCR(total Contents Raing)과 광고를 산정하는 TAR(Total Advertising Rating)으로 구분합니다. 따라서 통합시청률이라는 단일한 명칭이 아니라 매체간 방송 시청지표를 중심에 두고 별도로 제공되는 콘텐츠를 산정하는 부분과 광고노출을 산정하는 부분 이렇게 3가지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Nielsen U.S., 통합지표의 종류와 특성


이러한 구성이 왜 필요한지, 산정방식은 왜 차이가 나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지 못하는 분들이 통합시청률이라는 용어를 쉽게 사용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에서 사용되는 지표는 교환척도로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논의 및 합의를 거쳐야 합니다. 도깨비 방망이로 뚝딱 만들수도 없고, 몇몇의 주도로 만들수도 없습니다. 느리지만 여러명의 합의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미디어시장의 교환기준으로 사용되려면 많은 사람의 동의와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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