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둘째, 독일학교 교장에게 불려 가다.

by 베존더스

둘째 테디베어는 호기심이 많다. 종이비행기를 접더라도 각기 다른 모양으로 날아가는 방향을 계산해서 만든다. 회오리처럼 뱅글뱅글 돌아가거나, 오른쪽으로 기울어 날아가거나, 치솟듯 뻗어 나는 다양한 비행기는 무려 100개가 넘는다. 앉아서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걸 좋아하는 테디베어에게 몸으로 노는 격한 친구가 다가왔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친구는 독일어를 잘하지 못했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았다. 테디베어는 다가온 친구를 받아 주었다. 그 친구는 달리기를 하거나 축구를 하는 걸 좋아했다.


테디베어가 평소에 그 친구가 버겁다고 말할 때면 성향이 반대라 여겼다. 테디베어 생일에 초대해서 그 아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테디베어의 옷을 잡아당기며 이리저리 끌고 다니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슴없이 멱살을 잡았다. 싫다는 소리도 못 하는 테디베어의 모습을 보려니 마음이 불편했다. 테디베어가 버겁다고 했던 말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 아이에게 몇 번을 경고했지만 듣지 않았다. 생일 파티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테디베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조금 더 빨리 알아차렸더라면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 친구와 거리 두기를 권했다.


테디베어는 그 친구와 멀어지려 애를 썼고, 조금씩 거리가 생겨났다. 괜찮아지는 줄 알았다. 학교서 돌아온 테디베어의 표정은 먹구름처럼 어두웠다. “엄마, 교장선생님이 엄마 오래.”라는 말에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그 친구와 무슨 일이 벌어졌나? 거리 두기가 되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눈을 꾹 감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엄마에게 세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 한참을 머뭇거리던 테디는 입을 열었다. “엄마, 그 친구가 유도해서 전쟁놀이를 했고 총을 들고 있는 시늉을 하면서 두두두 다다다 했어 그걸 본 담임선생님이 예민한 부분이라며 교장실로 데려갔고 혼났어 엄마 오래.” 라며 울먹이는 테디베어를 안아주었다. 장난감 총도 가지고 못 놀게 하는 독일에서 전쟁놀이를 했으니 그럴만했다. 더군다나 우크라이나 아이와 함께 했으니 더 예민할 수밖에. 이해는 하면서도 속은 상했다.


얼마 전에도 그 아이가 테디베어를 때렸을 때 선생님 중재로 조용히 마무리 졌었다. 한발 물러나줬음 아이 단속을 잘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며칠 후 담임에게 연락이 왔다. 셋째 다운천사를 돌봐야 했기에 대신 남편이 교장실로 갔다.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도 너무 길었다. 남편이 대변을 잘해야 하는데. 나도 따라간다고 할 걸 그랬다. 한참이 되어 남편이 돌아왔다. 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테디베어가 전쟁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혹시 테디베어도 총 쏘는 게임을 하냐며 물어봤다고 한다.


독일은 초등학교에 핸드폰, 왓쳐를 가져가지 못한다. 미디어 사용 시간을 제한하며 학교서나 심지어 소아과에서 발달 검사 때에도 체크한다. 올바른 미디어 사용법에 대한 부모 세미나도 학교에서 열리며 절제 방법에 대한 토론을 한다. 테디베어 역시 집에서 자유롭게 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한다. 평일에는 밖에 나가 놀거나, 집 뒷마당에서 줄넘기를 즐긴다. 주말이 되어야 미디어를 접할 수 있지만 격한 게임은 금지다.


집에서 테디베어를 위해 신경 쓰고 있으며 당신들도 테디의 성향을 잘 알고 있지 않냐며 남편은 신사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나왔다고 한다. 이 일로 테디베어는 완전히 그 친구와의 관계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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