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생님의 부당한 대우

by 베존더스

몇 주 전 둘째 테디베어의 학교에 데리러 갔었다. 평소 같으면 활짝 웃으며 나왔을 테디베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왔다. 놀란 마음에 달려가 테디를 꼭 안았다. 품에 안겨서도 울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나서야 숨을 크게 고르며 입을 열었다. 방과 후 돌봄으로 오후 4시까지 학교에 있는 테디는 점심도 먹고,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한다. 여느 때 와 다를 것 없이 놀다가 실수로 친구의 발을 밟았고. 바로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는 사과를 받아 주기는커녕 테디의 발등을 짓이겨 놓았다고 한다. 평소에도 테디를 괴롭히던 녀석이라 테디도 반격했다고 한다.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 그 친구는 바로 울음보를 터트리며 선생님 품으로 파고들었고 선생님은 테디에게 상황을 물어보지도 않고 ‘네 잘못’이라고 몰아세웠다고 한다. 선생님 말에 억울한 감정을 눌러 담고 있는데 친한 친구가 다가왔고 울음보가 터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본 선생님은 지나간 일을 들먹인다며 뭐가 그리 억울하냐며 테디를 홀로 있게 했다고 한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상처를 잘 받는 테디인데.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오해를 받는다. 세심한 아이의 감정을 추슬러 주기보다는 몰아세운 선생의 처우에 화가 났다. 벌써 이번이 몇 번째 인가. 학급에서는 담임조차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조를 나눴다. 대부분 친한 아이들 위주로 조가 정해졌는데 테디만 의도적으로 띄어 놓은 걸 명단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외들 차별적 대우를 하는 건지. 조용히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남편과 의논했고 남편은 장문의 이메일을 교장에게 보냈다. 독일은 중요한 내용일수록 이메일로 연락한다. 나중에 증거 자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페이지를 꽉 채워 이메일을 작성했다. 핵심만 요약하자면, ‘00가 **와 다툼이 있었다. 선생님은 상황 파악을 하지 않고 **의견만 듣고 00을 몰아세웠다. 00도 동일하게 학교에서 보호받아야 할 학생인데 선생님은 00의 마음을 돌아보지 않고 혼자 내버려 뒀다.’는 내용이었다. 이 학교는 외국인 학생 비율이 10명 중 2명으로 독일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외국인 선생님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인종차별을 당한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테디는 그 일 후 일주일간 학교에 가지 못했다. 테디는 마음도 힘들었지만 독감으로 열이 40도나 끓었다.


3일이 지나서야 학교에서 답변이 왔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미안함은 없었다.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성을 가지고 대하며 이 사건에 대해 신속히 논의가 되어 모든 관계자에게 좋은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00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참 독일스러웠다. 독일 사람들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여겨 쉽게 사과하지 않는다.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을 논의하는 게 순서 아닌가.


일주일이 지나고 테디는 학교에 갔다. 교문으로 들어가는 테디를 불러 세우며 “괜찮아 네 편에 서 있는 아빠, 엄마가 있잖아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아빠, 엄마는 참지 않을 거야 너도 참지 말고 큰 목소리로 명확하게 의견을 말해 알겠지? 씩씩하고 담대히 다녀와.”라며 꼭 잡던 손을 놓아주었다. 둘째가 메고 있는 가방의 무게가 크게 느껴졌다.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이 학교를 졸업한다. 5개월만 버터 보자. 둘째의 뒷모습을 보며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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