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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존더스 Oct 08. 2022

독일 일부 지역에는 뜨거운 물이 끊겼다.

독일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올랐다. 작년에 라면 한 개 값은 99센트였다. 지금은 1유로 50센트다. 1.5배에서 2배로 올랐다. 월세도 올랐다. 독일은 월세에 난방비, 물세가 포함돼있다. 월세를 계약할 때 난방비, 물세가 측정된다. 1년에 한 번씩 난방, 물을 얼마나 썼나 점검한다. 알맞게 썼다면 추가 비용은 내지 않는다. 더 썼을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낸다.


삼 남매가 커가면서 쓰는 물의 양이 늘었고, 10월이면 난방을 틀었다. 그렇게 쓰면 1년에 한 번 추가 비용으로 150유로를 내거나 많게는 300유로를 냈었다. 올해는 오른 물가만큼이나 얼마나 더 추가 비용을 내야 할지 두렵다. 추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삼 남매에게 머리를 감을 시 샴푸 하는 동안은 샤워기를 끄라고 한다. 세수할 때에는 꼭 물을 받으라며 잔소리한다.


올해 독일의 여름 유난히도 길었다. 가뭄으로 30도를 웃돌았다. 9월 중순에 갑자기 비가 내리며 온도는 17도로 뚝 떨어졌다. 더위가 길었던 만큼 체감온도는 몇 배나 더 추웠다. 패딩을 꺼내 입고 싶었다. 집에 있어도 코끝이 시렸다. 겹친 데 덮친 격으로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았다.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고 샤워한다. 우리 집뿐 아니라 10분 거리에 사는 친구네도 뜨거운 물이 나오질 않는다고 한다. 20분 거리에 사는 남동생네도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이 나오질 않는단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일부 집주인들은 세 입자들이 오른 월세를 제대로 내지 못 할까 봐 걱정되어 난방 시스템의 온수, 온도와 수압을 조정했다고 한다.” 우리 집도 그런 게 아닐까? 어제는 머리를 감다가 미지근 한 물 마저 끊겨 찬물로 헹궜다. 어른인 남편과 나는 차가운 걸 참는다 해도 삼 남매에게는 그럴 수 없었다.


삼 남매를 씻기기 위해서는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인다. 끓인 물과 미지근한 물을 잘 섞어서 씻긴다. 샤워를 마치고 내복에 조끼까지 입어도 추위에 떠는 삼 남매를 위해 전기장판을 켠다. 포근한 이불을 위에 덮어 주면 서로의 온기를 나눠주기라도 하듯 딱 붙는다. 난방을 틀지 않은 우리 집의 유일한 난방이다. 전기세도 올라 이마저도 오래 틀지 못한다. 이러다가 초를 켜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고가 높아 위풍이 있는 집에서 삼 남매는 각자의 방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다. 첫째는 담요를 몸에 돌돌 만다. 둘째는 침낭에 쏙 들어간다. 셋째는 콧물을 졸졸 흘리며 애착 이불을 덮는다.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어떻게 추위를 이겨낼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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