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 상태창
「아이들은 귀엽게, 멋지게, 웃기게 컨셉에 맞춰서 자기의 아바타를 꾸몄다.」
내가 게임으로 학급을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변화한 부분은 바로 상태창이다. 사실 상태창만을 따로 언급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게 현재 학급 운영의 핵심이 상태창 관리이기 때문에 많은 컨텐츠들이 이 상태창과 연결되어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태창 자체만 가지고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상태창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본다면 다른 여러 생각이 꼬리를 물고 누군가에게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해보고자 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상태창 모습이다. 초기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요소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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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말했지만, 시작은 매우 단순했다. 복잡할 것 없이 그냥 학생들이 레벨이란 개념을 받아들이고 올리는 데 집중하며 거기서 즐거움을 느끼길 바랐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해봤던 게임들을 생각하며 어떤 것들이 들어가야 하는지 막연히 기억을 더듬어 가며 만들었던 것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미 말했듯 아주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반응이 좋았던 만큼 떨어지는 높이도 높아져 갔고 그걸 지켜보는 나의 아쉬움도 비례하게 상승했다.
(가장 처음 운영하던 형태의 상태창이다. 본인이 캐릭터를 그리거나 연예인의 사진을 가져와서 프로필 사진을 꾸미는 형태였고 스테이터스와 칭호만 존재하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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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흥미를 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게임의 최종컨텐츠는 룩질이다!
라는 말이 생각났다. 게임 캐릭터를 가지고 와서 옷 입히기처럼 계속해서 자기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면 아이들의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상태창의 첫 화면을 아바타 모습으로 바꿔버렸고
아이들은 귀엽게, 멋지게, 웃기게 컨셉에 맞춰서 자기의 아바타를 꾸몄다.
(초보자는 토벤머리가 국룰)(아바타 삽입은 정말 신의 한 수라 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사실 나는 메이플스토리보다는 바람의나라를 좋아해서 바람의나라 아바타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게임 인지도 차이 때문에 코디 사이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최근 바람의나라에서 공식 홈페이지에 의상실을 만들어주었는데 내년에는 바람의나라로 해볼지도 모르겠다.)
(진짜 예쁜데 동료선생님이 늙은이 취급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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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활동 일지를 만들어서 아이들이 번뜩이는 행동을 보이거나 기념할만한 활동이 있으면 생각이 날 때마다 기록했다.(안 적을 때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나이스 누가기록에 기록하는 것보다 더 편하고 쉬운 말로, 내가 원하는 대로 적었다. 그러다 보니 돌이켜보기도 수월했고 아이들도 자기 활동 일지에 무엇이 적히는지 기대하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관찰됐다. 자신의 상태창에 애정을 쏟는 것처럼 보여서 흐뭇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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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패치한 것은 매력도 개념인데, 학생들은 아바타를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이걸 알리고 싶어 하는 욕구도 상당했다. 마치 랭커가 된 것처럼 자신의 변화된 아바타를 보여주고 싶어 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상태창에 직접 들어가야 해서 접근이 어려웠다.
그렇다고 하나씩 일일이 뽑아서 교실 뒤 게시판에 게시하는 열정은 나의 게으름 앞에서 한없이 작은 반딧불이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인쇄하여 게시하는 대신 아바타의 변화가 있어서 멋있어지거나(이 주의 아바타) 많은 아바타를 착용하여 매력도가 높아지면(최고 매력도) 메인화면에 노출시키겠다고 안내하였고 여전히 운영 중이다.
(메인 화면에 노출되면 으쓱하면서 자기의 아바타를 자랑하는 학생들이 참 귀엽게 느껴진다. 이 주의 아바타나 최고매력도에 등록된다면 매주 DP를 1씩 얻을 수 있다. 최고 매력도는 꾸준함에 대한 보상이며 이주의 아바타는 전체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뜻밖의 보상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