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적 사물: 세뱃돈 봉투>

by 모카레몬
여자아이.jpg



집집마다 꼬마들이 인사를 몸으로 합니다


'새해 복'을 말하기 전에

두 손을 먼저 모으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말의 자리를 만듭니다


볼을 부풀려 웃다가

갑자기 진지해져서

허리를 반쯤 접습니다

절은 아직 서툴러

무릎이 바닥을 찾는 동안

눈이 먼저 나를 올려다봅니다


세뱃돈 봉투를 받으면

곧장 뜯지 못하고

봉투 모서리를 만지락거립니다


아이의 손목은 가볍고

양말은 자꾸 돌아갑니다

작은 몸은 제 중심을 찾느라

몇 번이나 흔들거립니다


'감사합니다'의 음절이

동작과 잘 맞지 않습니다

어른들 웃음소리가 방 안을 두릅니다


아이는 내 무릎을 짚고

잠깐 몸을 맡겼다가

다시 달려갑니다


잠시 앉았던 자리에

손을 한 번 더 얹어 봅니다

아직

따뜻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의 열감을 한 해 동안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 pixabay.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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