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사물: 전선>
허공에 매달린 전선 하나가
끝까지 당겨져 있다
팽팽한 장력과 마른 전류를
잠시 여민 채...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공중에서
한 줄로 매달려 있다
밤이면 가는 선은 가늘게 떨리고
잠든 전압의 털 사이로
바람이 부대낀다
스파크 하나가 어둠을 깨물고 사라질 때
제 몸을 태워 빛을 흘리는 일
단단히 감긴 정적이
오래된 신호처럼 전신을 통과한다
끊어지지 않기 위해 조금씩 닳아가고
밝히기 위해 조금씩 사라진다
전선은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집 쪽으로 흐른다
아버지는
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끊어지지 않기 위해
더 팽팽해졌던 사람
우리는 그 아래를 지나 불을 켰다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활기찬 일주일 보내시기 바래요♡
사진.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