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 속 기도 시 11.
나뭇가지 사이로
전깃줄이 지나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누는 듯 보이다가
서로 다른 공간들이 겹쳐집니다
나무는 아래에서 올라온 것을
하늘로 건네고
전깃줄은 멀리서 온 것을
집집마다 건넵니다
저마다 다른 길로 흐르지만
끊어지지 않습니다
건너는 동안에는 모습이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들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기보다
이미 서 있는 자리에서
집중하게 하소서
제가 서 있는 이 자리도
주신 길과 이어져 있음을 알고
맡겨진 것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창조된 날, 창조하시는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사진. by mocale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