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Vision이 보이지 않는다.

그 누가 HR의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

by Mark

HR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은 2016년 SHRM이 계기가 되었다.

HR이라는 Job 영역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 조금도 눈이 트였을 수도 있지만

그 계기는 2016년 SHRM, Washington DC. 에서 였다.


그 해에도 SHRM의 agenda는 아마도 중요한 키워드였을 것이다.

내 안에 지금도 남아있는 2016년 SHR의 '강조점'은 Delivery이다.

어떤 중요한 콘텐츠일지라도 정작 딜리버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무용하기에 어떻게 하면 딜리버리가 잘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다만 그전까지 내가 주로 수행했던 영역은 제도기획 및 실행, M&A시 HR관점의 DD 참여였기에 무엇보다도 알맹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고, 그걸 전달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낮게 생각해 왔었다.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기 전의 관점에서는 이토록이나 사소한 것을 이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이나 중요한 어젠다인양 다루는 것이 너무나 생소했다. 예를 들자면 "아침에 가볍게 서로 인사를 나누는 문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중규모 회의실에 모인 약 200여 명의 사람들이 5분가량의 시간제한을 두고 열띤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진지하고 중요한 어젠다라고 느껴지도록 열정적으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수직적인 상명하복의 문화에 익숙했던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그냥 아이디어를 내가 상사기 승인하면 그걸 실행하면 되지 않나? 왜 Delivery가 이토록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복귀하고 나서 수년이 지난 시점에 완벽하게 풀렸다. 지금은 Delivery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강조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이 Delivery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풀어볼까 한다.


이러한 초기 각성시점에 내가 생긴 또 다른 의문은 2만여 명이 몰려있는 세계 최대의 HR콘퍼런스 참여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그들의 Head는 남성이라는 점이었다. 현지 HRer에게 궁금증을 해소해 달라고 요청한 결과.


첫째, HR은 통상적으로 직무급 레벨이 낮다. (그렇지 않은 HRer들도 있으나 통상적으로 그러함)

둘째, HR이 여성의 Job이라는 인식이 있다. (다양성을 중시한다고 말하는 미국에서 그렇게 말해서 더욱 놀라웠다.)

셋째. HR에게 바라는 것이 크지 않다. (기획의 영역은 headquarter의 영익임. 대부분 현장의 HR에게 바라는 것은 Smile.)


당시 미국의 상황이 한국의 5~10년 후의 상황이라는 전망이 있었기에 매우 불편하게 들리는 이야기들이었다.


이후, 국내의 HR 사정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 기준으로 HR 임원 수가 줄어들고 조직이 통폐합되는 사례들을 많이 듣게 되었고 외국계의 경우 담당인원들이 줄어들거나 아예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통합되는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HR이라는 Job Market에 미래가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Covid19 사태가 터졌다.


많은 HRer들에게는 고난의 시기였을 것이다.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구성원 케어가 대두되는 시점이었기에 HRer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어떤 HRer들은 구조조정을 시작하였고 투자자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던 CHRO들도 있었다. 지금에 와서 술 한잔 하며 이야기하기에 정말 좋은 '힘든 시기'이자 '보람'과 '성장' 그리고 '많은 슬픔'을 느낄 수 있었던 시기이다.


어느덧 질병의 시기 역시 지나고 AI의 시대에 이르렀다.

다보스포럼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대두될 적에 '인사담당'은 없어질 직업 가운데 하나로 꼽은 아티클도 있었지만, 최근에 이르러서는 사람을 대하는 HR이라는 Job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앞 날이 보이는가?


한 때 유행하였던 6 시그마, 린 등 일본식 혁신기법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불어 그 조직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OD조직들도 마찬가지이다. Design Thinking 등 애자일과 함께 새로운 혁신 기법들과 변화를 또다시 유행해 왔고 지금은 이번에는 다를까 살펴보고 있다. 어떤 변화는 태동하고 있고 어디에 선가는 이미 져버렸다. 다만 과거와는 다르게 많은 혁신조직들이 HR이 아닌 현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20여 년 전 데이브 얼리치 교수님의 'HR Champion'에서 비롯된 HR의 4가지 역할은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고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HR조직은 손에 꼽힌다. 여전히 대부분의 HR조직은 급여와 복리후생이 존재의의이고 노동조합이 있으면 좀 더 존재감을 갖게 된다.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고 조직문화를 만들면서 노동법 등 각종 규제에 있어서 이슈컨트롤하는 등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역할을 간판처럼 드러내고 있지만,

동지들에게 묻고 싶다.


HR을 하면서 가슴 뛰는 기대와 벅차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는가?




너무 비관적인 말을 계속해서 늘어놓았는지 모르겠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국민 MC 유재석은 무명시절 깜깜한 앞날이 너무도 두려웠다고 한다.

나PD 나영식 역시 '너 나양석이잖아'라고 누군가 위로해도 '그래도 40대다 앞으로가 무섭고 두렵다'라고 했다고 한다.


모두가 앞 날은 두렵고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그러하다.

HR만이 특별히 앞 날이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다.


최소한 깜깜한 앞날에 어떤 날은 발끝에 무엇이 밟힐지 모른 채 조심스럽게 더듬더듬 걸어가고, 또 어떤 날은 무엇에 부딪힐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달려 나가는 날이 있다.

이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횃불이 되고, 손전등이 되고, 하나의 창이 되고 방배가 되는 무언가는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사람, 구체적으로 사람의 '행동'을 대상으로 일을 한다.

답이 없어 힘든 이 일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View, Frame, 철학... 등등등 용어야 무엇이든 HR이라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채용에 있어서는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찾고, 특히 '태도가 좋은 사람'을 찾는다.

조직문화에 있어서는 '할 말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성과관리에 있어서는 도전적인 목표와 치열하고 절실한 실행, 그리고 탁월함에 따르는 보상을 만들고자 한다.


물론 나의 기준이고, 아직은 '별'에 가까운 바람이다.

지금도 나의 HR철학은 매일 변하고 있고, 고정되지 않기에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 글에서와 같이 사람의 '행동'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와 같은 Tip들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연아 선수 광고 중에 한 장면이 떠오른다. (기억에서 끄집어낸 것이라 왜곡은 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요"


이 길을 함께 가는 동료들에게 꼭 한마디만 하자면,

누구나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유재석 나PD가 되어있겠지.
멈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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