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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무엘 Apr 10. 2021

토론문화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양적성장 시대의 리더들은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차이’와 ‘다름’ 또는 창의성, 독창성을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말들이 많이 거론된다. 사람들은 세대차이, 생각/관점 차이 등 각자의 철학과 인식에 따라 사물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다.

회사에서 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이 모여서 특정 이슈나 현안에 대해서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방식을 통해 아이디어 회의나 대책회의를 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다. 당연히 그런 회의 과정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과거 양적성장 전략을 통해 고도 성장한 기업들의 경우 조직내 ‘토론문화’가 별로 익숙하지가 않다. 고도 성장기에는 상사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시 되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지시한 내용에 대해서 토를 달거가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상사의 지시와 상반되는 생각과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 금기시 되었다. 따라서 조직내 토론문화가 싹트기 힘든 상황이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토론문화의 함정’이란 토론을 통해 최적의 아이디어 도출이나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기위한 구성원들간의 생각과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리더의 잘못된 처신(?)에 의해 오히려 리더가 듣고 싶어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토론이 기울어짐으로서 토론 본연의 기능이 상실되는 현상을 말한다. 

리더가 먼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실무자가 점차 껄끄러워지고 불편해지면서 결국 토론문화의 함정에 빠지는 사례를 보자. 

팀장 주관으로 특정현안에 대한 대응방안 회의를 한다. 여러 논의 과정을 거쳐서 A대응안과 B대응안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약 70%의 팀원들은 A 방안을 지지하고 약 30%는 B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때 팀장은 주류의견인 A안을 지지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A안이 우세해지고 있다. 그런데 김팀장은 B안을 계속 지지하는 박과장이 자꾸 거슬린다. 심지어 A안에 대한 팀장의 보조 발언이 있은 직후에 바로 팀장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논리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박과장이 자꾸 더 불편해지는 것이다. 속으로는 은근히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어쨌든 결론은 주류 의견인 A대응안으로 결정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장은 자꾸 B안을 끝까지 주장하는 박과장에 대해서 살짝 감정적 앙금이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번 현안 대응 회의시에도 그랬던 것처럼 매번 박과장은 팀장과는 다른 의견을 내세울 때가 잦아졌다. 향후 김팀장은 박과장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겠는가?

조직생활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마음은 어쩔수 없는 것인가? 의견이 다를 뿐인데 왜 그 사람이 ‘내편’으로 여겨지지 않고 자꾸 거리감이 생길까?

일반적으로 의견이 다른 박과장이라는 개인을 두고 평가하지말고, 박과장의 의견과 생각을 중심으로 ‘차이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결국 그게 쉽지 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토론 문화에 매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견이 다를 뿐인데 마치 그 사람이 내 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느 덧 내편인가? 아닌가? 또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라는 인식틀이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같은 생각을 하면 동지이고 다른 생각을 하면 적이다’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일 잘하고 성실하며 똑똑한 박과장이라는 존재는 그대로 인정하되, 박과장이 주장하는 B 대응안의 장단점을 판단해서 논쟁의 하는 것이 바로 제대로 된 토론 문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리더들은 본인과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박과장 같은 사람을 싸잡아서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실수를 한다는 점이다. 

팀장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팀원이나 구성원들이 팀장의 성향과 의견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경우 결국 팀장으로부터 눈치를 받거나 불이익을 받으면 더 이상 활발한 토론은 불가능하게 된다. 팀원들은 팀장이 듣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 위주로 찬성하는 방향으로 팀장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점차 줄이면서 결국 팀장의 의견에 동조해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토론문화의 함정”이다. 원래 토론의 취지는 생각이 다양한 의견들을 논의하면서 최적의 안을 도출하거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사전 단계인데 토론문화의 함정에 빠지면 결국 리더나 상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토론 되어지고 결론이 나게 된다.

조직내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이 동일하다는 ‘집단사고’와 각자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최적의 의사결정과 대응안을 이끌어 내는 ‘집단 지성’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결국 토론문화의 함정을 잘 극복하는 조직이 바로 ‘집단지성력’이 높아지고, 그런 조직일수록 생존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조직의 리더가 ‘우리도 오늘부터 집단지성력을 올려 봅시다’라고 외친다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 시작은 바로 조직내 ‘건전하고 생산적인 토론문화’를 양성하는 것이다. 

<Tip>  

    여러안중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토론의 경우 리더(상사)가 먼저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토론 진행자가 리더(팀장)가 아닌 토론 진행자(facilitator)를 별도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가능한 팀원들이 최대한 각자의 생각을 토론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슈와 사람을 분리해서 판단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고 ‘다름’을 인정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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