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멘토이자, 멘티이다.
오늘날 국내의 왠만한 기업들에는 멘토링 제도가 일반화 되어 있다. 멘토링 제도는 조직내 선배사원 중 우수한 직원을 멘토로 선정하고 신입사원과 매칭을 시켜줌으로서 신입사원들이 성공적으로 조직내 안착되도록 도와 주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신입사원들이 회사 업무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 검증되어 왔다.
따라서 멘토링 제도의 운영결과들이 긍정적 나옴에 따라 많은 조직들이 멘토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 선배사원을 멘토로 선정할 때도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우수한 직원을 지정하는 등 후배들인 멘티의 귀감이 될 만한 직원들로 구성하고 있다. 일부 조직에서는 선배 멘토에게 멘티들과의 다양한 사내,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멘토 활동비를 지원하여 멘토링 제도를 강화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어렵사리 뽑은 신입사원들이 초창기 조직적응시 잘 안착토록 하여 신입사원 퇴사율을 낮추는 것이 기업들의 또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런 멘토링 제도에는 여전히 한가지 기본적인 가정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선배인 멘토의 의견과 말과 행동이 항상 옳은 것이므로 신입 후배들은 선배인 멘토들을 보면서 조직에 잘 적응해라는 의미가 깔려 있다. 동시에 선배는 옳고 후배는 틀릴수도 있다. 즉, 멘토링 제도는 선배가 후배들을 육성하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식 되어져 가고 있다. 실제 한국내 주요 기업들의 고도 성장기에는 이렇게 선배들의 모습을 배워가면서 답습하는 것이 큰 미덕이었고, 그렇게 제2, 제3의 선배가 되어가는 과정이 당연한 것이었다. 동시에 선배들도 후배들을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희생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리버스 멘토링이 싹트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멘티인 후배들을 위해 선배 멘토들이 본인의 바쁜 시간을 쪼개어 봉사하는 마음으로 멘토링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선배 멘토들도 후배 멘티들로부터 배우고 깨닫는 것들이 점차 많아지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선배들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 역멘토링)이다. 과거의 멘토링 제도와 정반대 개념이다. 역멘토링은 후배가 멘토가 되고 선배가 멘티가 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선배들 세대에 비해 핸드폰, 테블릿 사용 등에 대해서 기성세대들에 비하면 그 활용도가 매우 높다. 앱사용관련 지식도 그 차원이 다를 정도다. 그래서 후배들이 선배 직원들에게 앱 사용법을 가르쳐 주거나, 후배 세대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선배 사원들에게 알려주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이 아직은 한국내 많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그 활용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역멘토링을 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왜 일부 기업에서는 이런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고 있을까? 그들이 기대하는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후배들과의 공식적인 미팅을 자주 함으로서 자연스럽게 후배사원들과의 ‘세대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최근 모든 조직의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소통 이슈이다 조직내 선배 세대와 후배세대와의 소통이 문제이기에 이를 극복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역멘토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꼰대는 나이에 따라 결정나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꼰대’가 아니다. 생각이 늙고 보수적이면 그들이 ‘꼰대’이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꼰대들도 많다.
둘째, 실제 후배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핸드폰, 테블릿, 음악, PC 등 관련 사용법이나 활용법 등은 확실히 젊은 세대들이 잘 활용한다. 기성세대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관련 앱을 하나 소개 시켜주어 다운 받은 것이 선배세대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셋째, 역발상의 문화가 형성된다.
통상 멘토링 제도가 전반적으로 수직적인 문화가 강한한국 기업들에 익숙하다. 선배가 항상 후배들을 육성한다는 개념이다. 그래서 선배는 옳고 후배들은 그 선배들을 무조건 따르면 된다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갑자기 왠 역멘토링?, 즉 ‘후배가 선배를 가르친다’는 뉘앙스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구조다. 매우 생소한 컨셉이다. 이 역멘토링은 결국은 후배가 선배들에게 자신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르친다는 점이 기존과는 정반대의 개념인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간에 서로 배움에 있어 나이와 경험치를 떠나서 조직내 그 누구로부터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넷째, 직원 상호간 존중의 문화가 생긴다.
이제는 선배 임원, 팀장들도 한창 후배사원들의 의견과 생각들을 듣는데 인색해 하지 않는다. 과거와 비교하면 조직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 듣고자하는 태도가 생기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선배 사원들의 후배사원들에 대한 존중(respect)문화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역멘토링 제도의 기본 컨셉을 활용한 조직내 소통 강화방안들을 적용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취지를 살려서 많이 활용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제도 몇가지만 살펴 보자.
첫째, 주니어 보드 제도이다. 소수의 고위 임원과 다수의 후배 사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후배들의 의견과 생각들을 임원들과 논의하는 제도이다. 특히 주니어 보드 멤버는 아무나 자격을 주지는 않는다. 조직내에서 차세대 리더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미래 리더로서의 능력과 자격을 갖춘 멤버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현재의 고위금 임원과 미래의 임원이 될 만한 후배들과의 미팅을 통해서 조직의 미래에 대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같이 논해보는 자리이다.
둘째, 무기명 카톡방 제도이다. 조직내 고위 임원에게 후배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싶지만 신분 노출 공개를 꺼려하는 점을 고려하여 무기명 카톡방에 가명으로 가입하여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할 수도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무기명 카톡방이다.
셋째, 조직내 임원들과 함께 하는 계층별 미팅이다. 예를 들어 임원과 후배인 팀장들과의 간담회, 고위 경영진과 신입사원간의 미팅 등이다. 이런 자리를 통해서 후배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들어보는 것이다.
넷째, 소수의 리더와 다수의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이다. 최근 들어 조직내 소통의 중요성과 부문간의 협력이 절실해지는 만큼 리더와 구성원들간의 직접적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부분이 타운홀 미팅 성격을 갖고 있다. 주니어 보드 미팅이 소수라면 타운홀 미팅은 소수의 리더와 수십, 수백명이 함께 하면서 주로 주관하는 리더가 본인의 철학과 생각을 전달하는 자리이고, 때로는 청중과의 질의 응답을 가지면서 소통하는 방식이다.
끝으로 롤플레이 통한 상호 공감대 형성이다. 조직내 입장을 역지사지 하여 후배사원들이 선배 임원들과의 리버스 역할극(reverse role play)를 하는 것이다. 후배 사원이 사업부장이 되고, 사업부장이 신입사원 역할극을 해 봄으로서 새삼 서로 다른 입장의 간극을 좁혀가는 것이다.
결국은 소통이다.
모든 조직에는 과정이나 형태는 다양할 지라도 조직내 구성원들간의 내부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들이다. 그만큼 소통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팀장 입장에서 보면 멘토링과 역멘토링이 모두 중요하다. 팀장은 팀내에서 멘토로서 팀원들을 잘 관리하고 이끌어가면서 업무 실적을 만들어가야 할 위치이다. 그리고 동시에 멘티가 되어야 한다. 팀내 후배 사원들로부터 여러가지 내용들을 배우게 된다. 팀장이 디지털 기기, 앱사용 등 최신 유행과 트렌드에 대해 어려워하거나 갑갑해 하는 것을 후배 팀원이 간단히 해결해 주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팀장은 멘토이자 멘티이어야 한다.
Tips)
팀원들은 팀장- 팀원과의 멘토링 과정을 통해서 팀장(리더십)을 보고 배운다. 팀장의 업무중 중요한 것이 팀원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동시에 그 과정을 통해 서 팀원들도 팀장을 알아가게 된다.
조직에서는 멘토링 제도, 멘토의 역할과 책임, 멘토 대화법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기법들에 대한 소양교육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한다.
대다수 조직에서의 관리 오류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일에는 매우 인색하고 대신에 물고기는 알아서 능력껏 잡아와라는 곳이 많다. 많이 잡아오면 능력이 우수한 리더로 인정하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