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산업 노동운동에 대해서 본질적 시각을 갖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 이슈 해법!
IT산업/게임업계 노동운동 사례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정답임을 찾아보다.
최근에 최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게임 업체들에 노동조합들이 설립되고 그들의 본격적인 노동자 권익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노동운동이 싹트고 있으며 기존 국내의 노동상급단체에서 서로 노조 깃발을 꼽고 조직화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ICT업체를 대변하는 IT 및 게임업계에서의 노동조합 설립 및 노동운동은 그렇게 활성화 되지 않았고 초창기 수준이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게임업계나 IT기업들은 노동운동의 불모지로 인식되어 왔다.
실제 네이버를 비롯한 일부 ICT업체에서는 제조업에서 활동하던 공인노무사를 비롯하여 경력직 노무직원들을 채용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해당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노동조합 설립이 그 첫번째 이유라고 한다. 그 자리에는 일부 대기업에서 노무담당을 하던 직원들이 영입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일반적으로 게임업체 등은 노조 설립이 사실상 힘들고 노동운동 무풍지대로 인식 되어져 왔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노사관계는 조직내 구성원인 조합원들이 회사 경영진에 대한 신뢰/불신 수준을 보여주는 관계이다. 다수 직원들을 중심에 두고서 노동조합과 사용자(경영진)과 제도적인 틀안에서 서로의 헤게모니 또는 주도권을 확보해가는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법률상으로 노동조합 설립 및 노조활동이 잘 보장되어 있다. 다만 노조설립의 기본적 배경에는 직원들의 회사 또는 회사경영진에 한 불신과 불만이 있음을 전제로 하게 된다.
초기의 노동조합은 내부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불만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누적되는 과정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이다. 게다가 노동자들에게 교섭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이라는 노동3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줌으로서 개별적으로 자본가에 맞서기 힘든 상황을 노동조합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자본에 대응 가능하도록 법이 이미 보장해주고 있다. 통상적으로 노조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노동자들로 구성되고, 국가별로 산별노조 결성이 활동을 하는 등 전통적으로 제조업에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했고 최근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노조활동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회사경영진에 대한 그 불신의 과정을 전개해 보자.
노사관계의 시작은 개별적 고용관계에서부터 시작한다.
노동자는 고용계약 조건하에 일을 한다. 직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번아웃 되거나, 급여.복리가 적거나 하는 등의 여러 이유로 인해 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신뢰나 불신이 증가한다.
그들의 불만이나 고충들이 제때 해결된다면 불만이 누그러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들의 불만은 불신으로 점증될 것이다. 그 불신이 쌓이면서 동시에 해당 조직에 대한 직무/직장 만족도가 낮아지게 된다.
직원들의 불신과 불만이 증가하고 직무/직장 만족도가 낮아지면 두가지의 형태로 전개된다.
그런데 직장/직무 만족도가 떨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먼저 직장을 떠나는 경우로서 이직율로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기존 조직내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고충처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점차 불만하는 직원들의 숫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조직화 과정을 거쳐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불만이 가진 직원이 조직을 떠나든지 아니면 그 조직에 불만과 불신을 품은 채 계속 근무한다. 여기에도 직원들의 반응을 두가지 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경영진에 불신을 품고 그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부류와 어차피 회사 떠나봐야 별 비전이 없으니 적당히 대충 열심히 하면서 최소한 밥값 정도는 하겠다는 부류가 있을 수 있다.
결국 노조는 경영진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품은 채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고자 하는 직원들의 숫자가 점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조직행동론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다.
직무/직장 만족도를 낮은 이유에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결국 일한만큼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불만/불신의 이유일 것이다.
보상에는 급여, 복지제도와 같은 주로 금전적이고 정량적 특성을 갖는 외재적 보상이 있는 반면에 리더십, 조직문화 등과 관련있는 심리적이고 정성적 특성을 갖고 있는 내재적 보상이 있다. 두가지 보상 중 어느 한쪽이라도 유달리 보상수준이 높으면 모르지만 통상적으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재적, 내재적 보상의 총합이 직원들의 직장/직무 만족도 또는 직원정서에 핵심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로 급여, 복지와 같은 외재적 보상에 대한 불만이 노조 설립으로 간다.
일한만큼 관련된 급여나 복지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에 불만이 생기고 더 나아가 경영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에 대한 지불 이슈이다. 해당 조직의 인사,노무 부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어쨌든 임금으로 통칭되는 정당한 노동에 대한 댓가 지불건은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해서는 안될 것이고 동시에 동종업계 처우와 비교해 가면 일정시간이 지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문제해결이 될 것이다. 수렴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조직만 유달리 급여, 복지를 특별히 많이 또는 적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임금/복지 이슈는 그 해법이 그다지 복잡한 것이 아니다. 회사의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지불능력 검토, 경쟁사 수준 비교를 바탕으로 근로기준법 준수를 통해 최소한도 이상의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회사가 선제적으로 직원들의 적정 급여수준을 감안하여 시의적절하게 임금,복지 수준을 잘 관리할 수 있느냐느 측면에서 볼 경우 대부분의 회사는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조치를 하지 못한다. 결국 불만이 누적되어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둘째로는 리더십 및 조직관리 방식의 이슈이며 조직문화 이유이다.
조직의 급성장에 따른 리더십 및 조직문화 이슈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IT/ICT/게임업체 등은 기존 정부기관이나 대기업의 전산부문 하청에서 출발, 급성장해서 대기업이 된 업체도 있거나, 2000년대초 글로벌 차원의 IT붐이 일고 스타트업 등이 생기면서 성장한 기업들도 많다. 수직적인 조직문화에서 급성장한 회사와 반대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출발한 기업등이 혼재해 있다. 해당 조직 업종과 성격은 차치하더라도 결국 조직내 일상적인 업무과정에서 경영진, 상사 및 동료들로부터의 부당한 대우나 처우를 받게 되는 경우처럼 회사의 경영/관리방식에 대해서 불만이 집단화 되어 노조가 설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함께 근무하는 리더들과의 관계 및 조직관리, 조직문화와 관련이 있다. 광의의 개념으로는 리더십, 조직문화와 일하는 환경에 대한 이슈 때문에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다.
사실상 문제는 노동조합 설립 이후부터의 문제이다. IT기업에서의 노동운동은 생소하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의 노동운동은 주로 제조업 기반의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대립구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아왔고 실제 직,간접적으로 노동운동은 주로 블루칼라(Blue collar, 육체노동자)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대졸 학사, 석,박사로 이루어진 지식 노동자(White collar, 사무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고 노동운동하는 것에 그렇게 많이 익숙한 상황은 아니라 볼 수 있다. 게임업체와 IT, 소프트웨어 기업에서의 노조설립 움직임도 최근 2020년 전후 본격적으로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게임업체 CEO들은 작금의 노조설립에 대해서 어떤 입장과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된 것이다.
과연 그들 회사의 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렇게 노동자 권익 투쟁이 생길 것을 예상은 했는지? 왜 그들이 노조를 만드는지? 그렇게 만들어진 노조를 어떻게 인식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 관리할 것인지? 노조 전담팀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의 회사 보직자들을 중심으로 조직관리를 현재 방식으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직원관리를 해야 할지? 이들 보직자들의 리더십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나아가 현재의 경영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어떤 방향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해가야 할지 ? 등 수많은 고민을 해야한다.
현재의 노동운동 양상이 IT업체의 경영진들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판교지역의 게임업체에서 노조설립 유행처럼 퍼지는 것은 경영진에게 하나의 큰 경고음(warning call)을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현재의 국면을 진정성 있게 받아 들이고 상황을 정확하게 봐야 한다. 현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 10년~20년을 더 바라보는 경영활동을 할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반면에 기존 제조업 진영에서의 노사노사관계를 벤치마킹하고, 그들의 노무관리 방식을 답습할 경우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일부 회사 불신하는 사람들이 노조를 설립했으니 소수 노조간부 및 활동가들을 전담관리하여 그들의 목소리를 조용히 시키는 노무관리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이다.
결론적으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더 이상 IT업체/게임업체도 노사분규의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한국은 중진국에서 선진국반열에 진입한 상태이다. 과거 중진국 시대의 경영스타일, 직원관리 방식, 운영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중진국일 때 성공공식은 이제 더 이상 효력이 발생할 수가 없다.
노사관계에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IT부문이 노조설립 및 노동운동 움직임에 사용자/경영진은 냉정한 마음으로 노사관계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왜 이런 일이 생겼는가? 경영진/CEO로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노사관계란 무엇인가? 바람직한 노무관리 방식은 무엇인가?
기존 한국의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노사관계 유형에서도 공부학습하고, 실리콘밸리의 기업들, 스타트업들의 조직 운영상황을 보면서 그들의 노사관계도 배워야 한다. 그런 학습과 탐구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의 문제점을 본질부터 현상까지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여기 현상과 본질을 잘 바라볼 수 있는 팁이 있다.
노사관계는 그냥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유 없이 노조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남 탓하지 말듯이 노조 탓하지 마라. 노조는 회사 경영활동에 반응하는 조직이다.
시작과 끝도 회사 경영진에 있다. 노사관계를 변화시키고 싶으면 회사 경영진/사용자부터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