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성장전략’에 최적화 된 한국!

Fast follower에서 First Mover되기 위한 법

by 사무엘



대부분의 한국 기업에 근무하는 리더(팀장/실장 등 임원 포함)들은 과거 ‘한강의 기적’이라는 전대미문의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직, 간접적으로 이끌어 오거나 경험해왔다. 당시로서는 하루빨리 선진국 및 선진기업들을 벤치마킹해서 따라잡자는 추격자 전략(Fast follower)에 바탕을 둔 성장 전략이 필연적이었다. 동시에 양적 성장 전략을 취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추격자 전략과 양적성장 전략은 본 책자에서는 사실상의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벤치마킹하고 선진기업/선진국을 따라 잡는 추격자 전략과 최대의 효율성을 갖고 목표량를 달성하고 하루빨리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내는 양적성장전략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가정한다. 작게는 20~30년, 길게는 40~50년동안 한국사회 전체가 양적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어느 새 최적화된 리더십이 조직내에 내재화 되었다. 양적성장전략에서 최적화된 한국 사회의 주요 리더 그룹의 리더십의 특징을 보자.


첫째, 탑다운 방식의 강력하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 인정을 받았다.

조직내 구성원들은 상사의 명령/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중요했고, 반면에 상사의 지시나 명령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터부시되었다. 당연히 상사와 부하직원이 함께하는 토론 문화는 잘 형성되지 않았다. 즉, 상사의 지시나 오더에 항명을 하거나 실무자의 의견을 제시하는 행위는 권장되지 않은 분위기였다. 상사도 예하 실무자의 의견을 듣는 것에 별로 익숙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나이와 경험이 많은 상사(리더그룹)의 말이 진실이고 옳다. 아직 업무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 부하직원들이 상사의 말을 잘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상사들은 부하직원들에게 명령과 오더를 주는 것을 당연시 여겼고 동시에 실제 부하직원들도 대부분 상사들의 경험과 통찰력이 옳다는 생각에 상사의 명령과 지식,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혹시라도 속으로는 상사의 지시나 명령이 부당하고 적절하지 못하다, 그래서 불만이 많다라고 생각할지라도 굳이 말해봐야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경우가 많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선배들의 리더십이 결국 한국경제 발전과 해당기업/조직의 고도 발전을 이루다보니 그간 이들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던 것이다. 상사나 선배들의 지시나 지침은 항상 옳았고 그 결과인 성공한 기업성과 이면의 잘못된 부분(일명, 성장통)들은 가리워져 왔던 것이다. 그래서 직장상사의 말이 항상 옳았다고 생각하면서 부하직원들은 선배들의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 배우는 것이 잘한 일로 여겨져왔다. 나이, 근속, 경험, 역량에 의해 결정되어진 서열주의 문화가 점차 조직내 내재화 되어가는 것이다. 상사는 지시하고 부하직원은 수행한다는 의식의 만연해지는 것이다.


둘째, 단기 성과주의 지향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일처리가 중요했다.

추격자 전략과 양적성장전략에서는 “속도”와 “목표량”, “효율성”이 매우 중요했다. 매사에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최대한 빨리, 단기간에 결과를 지향하는 일처리가 권장되었다. 중장기적으로는 조직내 폐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되는 행위일지라도 단기적 관점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심지어 일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시되는 분위기였다. 아무리 과정이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과정 자체도 별의미가 없게 치부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실패문화는 결코 꽃피울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상사의 지시나 오더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반드히 달성해야 하는 수명사항이었다. 양적성장 시대에서는 ‘안되면 되게 하라’는 문구처럼 주어지 오더는 반드시 달성해내고 만다는 불굴의 의지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는 것이 많이 권장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달성불가 했다는 핑계보다는 무슨 수를 써더라도 결과를 달성하는 것이 적극 권장되었던 것이다. 실제 이렇게 실적을 내면 승진등 포상이 있고, 실패하면 임원 경질 등 그 대가를 치루었으며, 조직내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발생할때마다 ‘학습효과’가 작용되면서 조직내 문화로서 내재화되어 가는 것이었다.


셋째, 부문 최적화로서 각 부문별 책임과 역할이 분명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의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획, 재경, 구매, 생산, 영업 등 각 부문별 역할과 책임이 분명했으며, 최고 경영자들을 각 부문의 핵심 요직에 기업내 핵심 인사들의 배치하여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였다. 때로는 부문간 선의의 경쟁도 부추기고, 때로는 부문간 균형과 견제를 유도하는 등 각 부문 중심으로 최상의 경영활동을 하도록 유도해왔다. 특히, 각 부문간의 전체 조율 작업은 최고 경영진 또는 예하 비서실, 기획실 등 소수의 측근부서/팀에서 통합관리 및 조정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결국 최고 경영진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각 해당 부문내에서만 열심히 일하면 되는 분위기였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타 부문의 사정과 업무는 잘 모르겠고, 내 부문에서만 최선을 다하면 별 문제 없다’는 식의 인식이 만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는 복잡성이 크지 않았기에 중앙의 조직에서 ‘조정 기능’을 함으로서 통제를 잘하여 시의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해당 부문 중심의 의사결정과 사고가 결국은 부서 이기주의(Silo effect)가 점차 발전하여 사내 정치(organizational politics)가 생기는 등의 조직의 병폐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다수의 조직에서 ‘소통과 협업’, ‘집단지성’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부문/부서 이기주의가 심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본다.


넷째, 직원 개인보다는 조직이 우선주의였다.

양적성장전략을 추진하던 시대는 회사의 경쟁력이 중요했다. 회사의 성장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직원이라는 점이다. ‘先회사 성장, 後 직원 복지’중요했던 시기였다. 그 의미는 당시 회사가 일정수준 이상까지 성장하기까지는 직원들의 희생과 고생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그것이 기업경쟁력의 한 축이라 여겨왔다. 중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수출주도적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저렴한 인건비/노무비,납기일 준수’ 등이 기업들의 핵심 경쟁우위 요소였다. 직원 개인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하는 업무 추진이 점차 확산되고 누적이 되면서 이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회사에 대항하여 투쟁을 외치면서 인권과 임금인상, 복지향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회사가 직원들의 니즈와 욕구, 기대에 걸맞는 관리와 처우를 제대하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양적 성장 전략/추격자 전략 시대에 중요한 것은 바로 강력한 카리스마의 리더의 탑다운 방식의 지시와 명령이었고 그에 따른 조직원들의 일사분란하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이었다. 주어진 본인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주어진 오더는 반드시 달성한다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우선시 되는 시대였다. 물론 당시는 지금과 같이 세계 경제, 무역환경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던 잔잔한 호수와 같은 상황이었고 충분히 시장 상황등을 쉽게 예측, 판단할 수 있었던 시대였다.


결국 아래의 조정 경기 그림과 같이 파도가 없는 잔잔한 호수에서 팀장의 지시에 팀원들이 최선을 다하면 성공하던 시대였다. 특히 여기서는 노를 젖는 팀원들은 말 그대로 타이밍에 맞춰서 노만 열심히 저으면 되었다. 오히려 팀장의 구령이나 지시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행위가 금기시 되던 시기였기에 Bottom-up 같은 토론문화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조정경기 장면.jpg


조직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 이전에는 미덕이었다. 상사의 지시에 토달지 말고 본인이 해야할 일에만 충실하면 되었다. 리더에 의한 강력한 지시와 통제,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존중받았던 시대였다.

양적성장전략에서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했고 중장기보다는 단기 성과 달성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회사/조직이 우선시되었고 회사를 위해 직원들의 희생과 고생은 당연시 되었다.


이처럼 탑다운 방식의 경영스타일, 부분 최적화, 단기 결과우선주의, 조직우선주의와 같은 것들이 과거의 성공DNA가 되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성장의 디딤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국내외의 경영환경이 급변하여 과거 성공의 디딤돌이 이제는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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