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무게

어린 왕자: 어른들은 정말로 이상해

by 황규호


사업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그냥 소유하는 거야.


어린 왕자: 아저씨가 별을 소유한다고요? 별들을 소유하면 어떤 점이 좋아요?

사업가: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지.


어린 왕자: 부자가 되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사업가: 다른 별을 살 수 있지.


어린 왕자: 그런데 아저씨는 별을 가지고 뭘 하는데요?

사업가: 그걸 관리하지. 별들을 세고 또다시 센단다. 그리고 별들을 은행에 예치할 수 있어. 나는 종이 한 장에다 각각의 별의 숫자를 써넣지. 그러고 나서 그 종이를 서랍에 넣고 잠그지.


어린 왕자: 그게 다예요?

사업가: 그걸로 충분해.


어린 왕자: 어른들은 정말로 이상해.

나는 꽃을 갖고 있어요. 매일 그 꽃에 물을 줘요. 나에게는 화산이 세 개 있어요. 매주 그 화산들을 청소해줘요. 그렇게 나는 내 꽃과 화산에 도움을 주지요. 하지만 아저씨는 별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아요.

사업가: … …


어린 왕자: 어른들은 정말로 이상해.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서 발췌)



뉴욕타임스는 한국에 대해 보도하면서 ‘Gapjil’(갑질)이란 표현을 신조어로 소개했었다.


예전에 한국의 모 항공사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 갑질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새삼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 감정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만 자칫 그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때 그 사람은 시커먼 시궁창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을.


이 갑질은 누군가의 표현대로 '장난감 비행기 만드는 회사에 지원했다고 해도 입사하기도 어려울 부족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부모 하나 잘 만난 덕분에 거대 항공사 임원이 되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소위 ‘금수저’로 태어나 자신은 그저 소유만 하고 그 권위를 누리려고 할 뿐, 소설 속 어린 왕자처럼 자신이 키우고 있는 꽃에 항상 물을 주고 화산들을 청소해주는 지극한 마음이 없으니 결국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런 가진 자의 갑질 횡포는 한국의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갖는다는 것은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되고 그만큼 많이 얽매이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에게는 각자마다 자기 그릇이 있고 몫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알고 그것에 어울리는 자신의 몫 만을 채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끊임없이 안으로 살펴야 한다.”


평생 ‘무소유’의 삶을 행하고 자연으로 귀의하는 날까지 자신이 들어갈 관도 없이 몸을 덮은 천 위에 새겨질 '比丘 法頂'이란 네 글자마저도 남기려 하지 않았던 법정 스님이 그리워지는 지금이다.



소크라테스도 말했다. '가장 적은 필요(욕심)를 가진 사람이 신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