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저성과자 관리,
마음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찍히지 않게’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게’ 만드는 대화 구조

by 삶을 읽는 조직문화연구자 이지연

09. 저성과자 관리, 마음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있을까

– ‘찍히지 않게’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게’ 만드는 대화 구조


리더와 1:1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화 속 온도가 눈에 띄게 내려가는 순간이 있다.

“팀에… 저성과자가 한 명 있어요.”

이 한 줄 뒤에는 늘 복잡한 감정이 따라온다.

“사람을 찍는 것 같아서, 이 말 자체가 불편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면 팀이 너무 힘들고…”

“도와주고 싶은데,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많은 리더들이 저성과자 관리를 “손대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겨둔다.

그 사이, 정작 당사자는 팀 안에서 더 고립되거나 조용히 낙인만 쌓여 간다. 나는 이 양쪽을 다 봤다.

주기적인 면담과 코칭으로 정말 “사람이 달라지는” 장면도 봤고,

끝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법적 절차 아래 권고사직을 해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 경험들을 한 번에 묶어 “저성과자 관리, 마음 상하지 않게,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저성과자’라는 말이 사람을 먼저 찍어버릴 때

“저성과자”라는 단어에는 묘한 폭력성이 있다.


원래 성과는 역할, 환경, 지원, 리더십, 본인의 역량이 엉켜서 만들어지는 결과인데,

우리는 금방 사람 전체를 이렇게 부르기 시작한다.

“저 친구는 원래 좀 저성과자야.”
“그 팀은 저성과자가 몇 명 있어서 힘들대.”


그 순간, 머릿속 그림이 고정된다.

“저 사람 = 안 되는 사람”

“저 사람 = 팀 발목 잡는 사람”


이 프레임이 한 번 씌워지면, 그다음부터는 같은 행동도 다르게 보인다.


다른 사람이 실수하면 “요즘 좀 피곤했나 보다”라고 넘어가면서

이미 ‘저성과자’로 찍힌 사람이 실수하면 “역시 또 저렇지”라고 해석된다.


그러면 피드백도, 면담도, 기회도 다른 사람에게 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 된다.


리더가 마음속에서 이미 사람을 “포기한 상태”에서 시작하면,

어떤 말도 상대에게는 “정리하기 위한 마지막 통보”로 들릴 수밖에 없다.




2. “찍히지 않게” 관리하려다가, 아무도 나아지지 않는 팀

특히 한국 조직에서 흔한 장면이 있다. “찍히지 않게” 조심하는 문화.


특정 사람을 콕 집어 말하는 건 너무 날카롭다고 느껴지고,

그렇다고 문제를 그대로 둘 수도 없으니 회의 때, 전체 공지 때만 말한다.

“요즘 전반적으로 이런 부분이 아쉬워요."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


잘하고 있는 사람들은 “또 애매한 잔소리인가 보다” 하고 흘려 듣고,

정작 문제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나한테 하는 말인지 아닌지”조차 모른다.

그러면서도 팀 안에서는 이름 없는 낙인이 돌아다닌다.

“근데 우리 다 알잖아요, 누군지…”
“팀장님이 직접 말은 안 하니까, 그냥 그렇게 같이 버티는 거지 뭐.”


이렇게 시간이 쌓이면,

그 사람은 공식적으로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의 당사자’가 된다.


이 단계까지 오면, “마음 상하지 않게”를 고민하는 건 이미 늦었다.

마음은 이미 여기저기 다 상해 있다.




3. “저성과자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눈앞에서 본 적이 있다

나는 반대 장면도 봤다. 인력관리를 잘하는 리더가 붙으면 저성과자 관리도 정말 달라질 수 있다는 것.

한 리더는 이렇게 시작했다.

“3개월만, 우리 둘이 진심으로 이 상황을 바꿔보자는 목표로 가보자.”

그리고 단순히 “열심히 해봐요”가 아니라, 함께 아주 구체적인 그림을 그렸다.


1) 문제를 사람 말고 ‘장면’으로 정의하기

먼저, 이렇게 물었다.

“지금 우리가 ‘저성과’라고 부르는 게 정확히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걸까?”

그래서 이 사람에 대한 평판을 이렇게 다시 적었다.

“일을 느리게 한다” → “보고서 초안에서 핵심 메시지를 잡는 데 매번 2~3번 이상 재작업이 필요하다.”

“기본이 안 돼 있다” → “회의 준비 자료에서 필수 데이터 누락이 한 달에 2~3번씩 반복된다.”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반복되는 장면으로 문제를 정의했다.


2) 3개월 뒤 ‘개선’을 어떻게 볼지, 기준을 같이 정하기

다음 질문은 이거였다.

"뭐가 달라지면 우리 둘 다 '그래도 나아졌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예를 들면 이런 기준을 함께 만들었다.

보고서 초안에서 핵심 메시지 수정 횟수를 줄이기(3번 → 1번 이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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