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더 몰리는 구조를 멈추는

성실한 사람만 소모되지 않게 하는 업무 재배치

by 삶을 읽는 조직문화연구자 이지연

10.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더 몰리는 구조를 멈추는 법

– 성실한 사람만 소모되지 않게 하는 업무 재배치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구조는 늘 칭찬처럼 시작된다.

“이건 ○○님이 제일 잘하잖아요.”

“지난번에도 ○○님이 깔끔하게 끝냈으니까, 이번에도….”


그 말을 듣는 사람도 처음엔 나쁘지 않다.

‘나를 믿는구나’, ‘내가 그래도 한 축을 맡고 있구나’ 이런 감각이 분명히 있다.


근데 어느 선을 넘기 시작하면 문장이 달라진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내 일이지?”
“이렇게까지 맡았는데, 나중에 이게 평가와 보상에 반영은 되는 걸까?”

그때부터는 칭찬이 아니라 혼란이다.

그리고 혼란이 오래 쌓이면, 성실한 사람부터 천천히 지쳐간다.






1. “일을 해내는 사람에게 일을 시킨다”는 말이 남기는 것

어느 팀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A는 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사람으로 통했다.


보고서를 맡겨도, 프로젝트를 맡겨도, 웬만하면 일정 안에 깔끔하게 끝냈다.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 이런 요청이 붙기 시작했다.


다른 부서에서 애매하게 떠다니는 정리 업무

원래는 상위 리더 쪽에서 잡아줘야 할 재정·지표 정리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누구 일이라고 딱 못 박기 애매한 것들”


보고라인은 명확히 한쪽으로 나 있는데, 실제 실행은 점점 A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A가 어느 날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은 어디까지가 제 역할인지 헷갈려요. 공식 직무랑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달라요.”


그때 상사가 했던 말은 이런 쪽이었다.

“일을 해내는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거야. 성과를 내니까, 너한테 맡기는 거지.”


그 말은 분명 칭찬이 섞여 있었다. A도 처음엔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래, 믿으니까 맡기는 거겠지. 내가 더 잘하니까….’


그렇게 1년쯤 지났다.

A의 캘린더에는 원래 업무와 “어디에서도 공식적으로는 A의 일이 아닌 일들”이 뒤섞여 있었다.


평가 시즌이 되었다.

A는 대단한 승진을 바랐던 건 아니었다. 다만, 최소한 이런 것들은 인정될 거라고 기대했다.


공식 직무 외에 추가로 떠맡았던 역할

여러 부서 사이에 껴서 조율했던 장면들

어수선한 과제를 구조화해서 전달해 왔던 시간들


하지만 돌아온 말은 이랬다.

“원래 직무와 추가로 도와준 부분을 평가에서는 조금 나눠서 봐야 할 것 같아.
업무 경계가 다소 모호해서, 전부 점수로 반영하기는 어려웠어.”


일을 줄 때는 “성과를 내니까, 맡길 수밖에 없다”였고,

점을 줄 때는 “원래 역할이 아니라서, 반영하기 애매하다”로 바뀌었다.


A는 그때 알았다. 자신이 들고 있던 건 “신뢰”만이 아니라 구멍 난 구조의 무게였다는 걸.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했다.


‘나는 나중에 팀을 맡게 되면 이런 방식으로는 일 시키지 말아야지.’




2. 잘하는 사람에게만 일이 쏠릴 때, 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이 구조가 무서운 건, 겉에서 보면 꽤 그럴듯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도 팀에 한 명쯤 이런 사람이 있는 건 든든하지.”

“일을 맡기면 해내는 사람이 있다는 건 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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