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끊기고 농담이 줄어들 때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팀이 진짜 힘들어지기 전, 제일 먼저 바뀌는 건 성과표가 아니라 공기다.
예전에는 회의가 끝난 뒤에도 잠깐 서서 웃으면서 잡담을 나누던 사람들이 이제는 회의만 끝나면 곧장 모니터 앞으로 돌아간다.
단톡방에 가볍게 오가던 짤과 이모티콘이 사라지고, 메신저는 어느새 공지와 보고만 오가는 통로가 된다.
누군가 책상을 세게 치거나, 메일로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들어올 때쯤이면 갈등은 이미 꽤 오래 자라난 뒤다.
갈등과 이탈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그보다 훨씬 먼저, 말이 줄고, 농담이 마르고, 시선이 비켜가는 순간 속에서 조용히 시작된다.
1. 싸움보다 먼저 오는 건, 말이 줄어드는 순간
갈등의 시작을 “싸운 날”로만 보자면 리더는 항상 한 박자씩 늦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갈등은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회의에서 “이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하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필요한 말만 하고 조용히 있는 사람이 되고,
“그 부분은 제가 한 번 정리해볼게요”라고 먼저 나서던 사람이 “말씀 주신 범위까지만 하겠습니다”로 톤을 낮추고,
의견이 엇갈려도 한두 번 더 붙잡고 설명하던 사람이 이제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을 줄인다.
말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떤 종류의 말부터 사라지는지가 중요하다.
1)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 제안·질문·도움말
갈등의 초입에서 가장 먼저 줄어드는 건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같은 제안
“이 부분은 배경을 한 번만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
“그 부분은 제가 한 번 도와볼게요” 같은 자발적인 도움말
겉으로 보면 여전히 일은 하고 있다. 보고서도 올라오고, 업무도 마감된다.
하지만 팀의 미래에 자신의 시간을 더 얹어두려는 말들, “조금 더 잘 해보자”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들이 조용히 사라지기 시작하면, 이미 그 사람은 이 팀과 관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머릿속엔 이런 문장이 돌고 있을 수 있다.
“내가 뭘 더 말해도 어차피 안 바뀔 거야.”
“이제 더 이상 내 감정까지 쓰고 싶진 않다.”
갈등은 보통 이 냉각 구간을 지나면서 형태를 갖춘다.
그래서 리더는 ‘목소리가 높아진 순간’보다 ‘목소리가 사라진 순간’에 더 민감해야 한다.
2) 팀 채팅창의 분위기가 달라질 때
조용한 이탈은 메신저에서도 드러난다.
예전에는 누가 먼저 시키지 않아도 짤과 이모티콘이 오가고, 작은 성취에도 “수고하셨어요!”, “역시!” 같은 말이 붙었다면, 어느 날부터는 필수 공지와 확인 멘트만 남고, “넵.”, “확인했습니다.”가 채팅창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메신저는 팀의 온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정직한 곳이다.
이모티콘과 농담이 사라졌다면, 팀의 정서 에너지가 이미 내려앉았다는 뜻이다.
3) 리더가 던져볼 질문
리더는 구체적으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다.
“최근 3개월 사이, 말의 양과 온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은 예전에는 어떤 이야기를 먼저 꺼내던 사람이었나?”
“지금은 그 대화들이 어떻게 사라졌나?”
우리가 나중에 “갈등이 터졌다”고 부르는 사건의 상당수는 이미 이 단계에서 방향이 정해진다.
리더는 싸움을 말리는 사람이 아니라, 냉각이 시작되는 지점을 먼저 보는 사람에 가깝다.
2. 시간과 눈빛이 흐트러질 때: 리듬·거리·시선
두 번째 신호는 시간과 눈빛이다. 숫자보다 먼저 몸으로 느껴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1) 리듬: 근태가 어긋나기 시작할 때
사람이 마음이 힘들어질 때 가장 먼저 건드리는 건 “머무는 시간”이다.
일정하던 출근 시간이 설명하기 애매하게 들쭉날쭉해지고
반차·외출이 잦아지는데, 사유 설명은 점점 짧아지고 형식적이 되고
연차를 길게 한 번 쓰기보다 짧게·자주 끊어서 사용하기 시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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