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남고 의미는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연초가 되면, 대부분의 회사에서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번 주까지 KPI 입력해주세요.”
그래서 다들 작년 파일을 열고, 복사·붙여넣기를 한 뒤 숫자만 살짝 조정한다.
“매출 +OO%”, “이탈률 O% 이하”, “프로젝트 OO건 완료”…
엑셀 상으로는 목표가 꽉 찼는데, 정작 사람들 머릿속에는 이런 문장이 남는다.
“그래서… 올해 내가 진짜 잘했다는 건, 도대체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거지?”
1. 숫자는 명확한데, 아무도 설레지 않는 목표들
리더와 팀원 모두 알고 있다. 성과를 숫자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문제는 숫자만 남고 의미는 사라질 때다.
“고객 만족도 85점 이상”
“업무 프로세스 개선 3건 이상”
“교육 이수율 100%”
문서상으로는 깔끔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게 느껴진다.
“이걸 달성하면 뭐가 달라지지?”
“이 숫자들이 모여서 우리 팀의 올해 이야기를 뭐라고 설명해 줄 수 있지?”
그래서 연말이 되면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
목표 달성률은 90% 이상인데
팀의 체감 성취감은 50%도 안 되는 느낌
회고 자리에서는 “그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도의 말만 맴도는 상황
KPI는 성과를 구체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지표)인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압박하는 언어로만 남는다.
“이번 달 지표는 또 어떻게 설명하지?”
“숫자만 맞추면 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뭔가를 바꿔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2. 숫자 자체보다 먼저, “올해 우리 팀의 한 문장”이 필요하다
목표·성과·KPI를 사람의 언어로 다시 풀어보고 싶다면, 순서를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보통은 이렇게 한다.
1) 회사에서 내려온 목표 지표를 보고
2) 팀 단위로 쪼갠 뒤
3) 개인 목표에 숫자를 나눠 적는다
이 순서에서 빠져 있는 게 있다.
“올해 우리가 진짜로 바꾸고 싶은 한 문장”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우리 팀과 일하는 사람들은 ‘함께 일하면 일이 정리된다’는 경험을 하게 만들자.”
“이번 해에는, 적어도 이 분야만큼은 회사 안에서 ‘저 팀이 기준이다’라는 말이 나오게 하자.”
“고객이 우리를 떠날 때, ‘그래도 끝까지 같이 고민해 줬다’는 말을 듣는 팀이 되자.”
이 한 문장이 없이 숫자부터 채우기 시작하면, 지표는 남는데 이야기가 없다.
반대로, 이 한 문장이 먼저 있으면 KPI는 “이 문장을 검증해 보는 실험 도구”에 가까워진다.
그 문장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결과들이 필요할까?
그 결과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는 무엇일까?
순서를 바꾸는 순간, KPI는 “위에서 내려온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이야기의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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