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시간·역할만 바꿔도 달라지는 팀의 에너지
어떤 날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회의 둘을 연달아 다녀오고 나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30분 만에 끝났는데도 머릿속이 정리되고, “자, 이제 해보자”라는 에너지가 남는 회의가 있는가 하면,
2시간을 앉아 있었는데도 “그래서… 결론이 뭐지?”라는 말만 입안에서 맴도는 회의가 있다.
특히 리더 입장에서 힘든 건 후자다.
안건도, 자료도, 결론에 대한 초안까지 다 정리해서 올렸는데, 회의를 한 번 하고, 또 하고, 또 해서 작년에 올렸던 안건을 올해 연말에야 겨우 마무리하는 일도 생긴다.
실무자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정도면 회의가 아니라, 결론 미루기 의식 아닌가요…?”
회의는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사람을 소모시키는 구조가 아니라 살리는 구조로 바꿔볼 수는 없을까.
1. 회의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구조의 공통점
조금 과장하자면, 지치게 만드는 회의는 대부분 시작 전에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다.
“아, 오늘도 또 이 이야기겠구나….”
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은 이런 것들이다.
1) 목적이 없는 아젠다
메일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 안건 1) 2025년 성과급 제도 개편
– 안건 2) ○○프로젝트 진행 현황
– 안건 3) 사무환경 개선 관련 논의
표면적으로는 아젠다가 많다. 그런데 정작 “이 안건으로 오늘 무엇을 결정할지”가 빠져 있다.
그래서 회의는 이런 흐름을 반복한다.
발제자가 자료를 설명하고, 임원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음… 더 고민해보죠.”로 끝난다.
2) 결정권자는 있는데, ‘결정 모드’가 아닌 회의
조직장은 회의에 앉아 있다. 직위상으로는 분명 결정권자다. 하지만 회의 내내 상황 파악을 하느라 바쁘다.
“아, 그게 그런 의미였어요?”
“작년에 이런 안건이 있었나요?”
실무는 이미 몇 번이나 설명했던 내용이고, 결론에 대한 제안까지 문서로 정리해 올렸는데, 당사자는 회의 자리에서 처음 보는 사람처럼 반응한다.
결정권자가 “정보 수신자”로만 앉아 있을 때, 그 회의는 거의 항상 도돌이표가 된다.
3) 역할이 없는 참석자들
발제자, 참석자, 여기까지는 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 “그래서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로 대화가 이어질 때, 모두가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본다.
– 타임키퍼도,
– 퍼실리테이터도,
– 결정 내용을 문서로 확정할 사람도 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익숙한 결론으로 흘러간다.
“그럼 다음 회의 때까지 안을 조금 더 다듬어서 다시 공유해 주세요.”
사람이 지치는 건 회의 시간이 길어서가 아니라, 이 구조를 몇 달, 몇 년씩 반복해서다.
2. 회의가 사람을 살리는 구조: 아젠다·시간·역할, 세 가지만 바꿔보기
회의를 완전히 혁신할 필요는 없다. 아젠다·시간·역할, 이 세 가지만 바꿔도 팀의 체감은 꽤 달라진다.
1) 아젠다에는 ‘주제’가 아니라 ‘목적’을 적기
좋은 아젠다는 이렇게 적힌다.
– 안건 1) 2025년 성과급 제도 개편
→ 오늘 회의 목적: HR 초안을 공유하고, 임원 3인의 우선순위를 확인해 A/B/C안 중 1개로 정한다.
– 안건 2) ○○프로젝트 진행 현황
→ 오늘 회의 목적: 리스크 요인 3가지를 정리하고, 대표 보고용 문장 3줄을 합의한다.
주제가 아니라 “이 회의에서 끝낼 것”을 적어두면 달라지는 점은 명확하다.
실무자는 무엇까지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되고, 결정권자는 어떤 종류의 결정을 해야 하는지 미리 알게 된다.
회의 도중 “그건 이 자리에서 정하기 어려우니, 다음 단계에서 보자”라고 말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진다.
2) 시간은 길게 잡는 대신, “언제까지 무엇”을 정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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