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협업이 안 되는 팀의
보이지 않는 규칙들

“우리 팀은 원래 그래요”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이유

by 삶을 읽는 조직문화연구자 이지연

18. 협업이 안 되는 팀의 보이지 않는 규칙들

– “우리 팀은 원래 그래요”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이유


인사업무를 하다 보면, 여러 팀 이야기를 듣다가 자주 부딪히는 한 문장이 있다.

“우리 팀은 원래 그래요.”


처음에는 그냥 조직 문화 설명처럼 들린다.


“우리 팀은 원래 각자 플레이해요.”
“우리 팀은 원래 다른 팀이랑은 거의 안 섞여요.”
“우리 팀은 원래 야근하면서 맞춰요.”


근데 조금 더 듣다 보면, 점점 이렇게 느껴진다.

아, 이건 ‘설명’이 아니라 ‘포기’에 가까운 말이구나.



1. 협업이 안 되는 팀, 결국 리더십의 부재에서 시작된다

솔직하게 말해보자.

협업이 안 되는 팀은 대개 팀원 개개인의 인성 문제라기보다는, “이 팀을 팀답게 만들지 않은 리더십”에서부터 출발한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원래 이런 것들이다.

– 이 조직에 “이 팀”이 왜 존재하는지 정의하고
– 이 팀으로 묶여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은 아닌지 경계를 긋고
– 개인플레이로 해도 되는 일과 “반드시 함께 맞춰야 하는 일”을 나누고
– 애초에 팀으로 가져갈 필요가 없는 일은 과감히 외주·프로젝트 단위로 돌리는 것


그런데 이 설계와 선택을 하지 않은 채, 사람들만 책상에 묶어놓고 이름만 “팀”이라고 부르는 순간, 조직은 애매한 상태로 굳는다.

조직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았는데 실제로는 “프리랜서 몇 명이 같은 로고 아래 모여 있는 상태”에 가까운.


그래서 협업이 안 되는 팀에서 제일 먼저 점검해야 할 질문은 이거다.


“이건 정말 팀이 해야 하는 일인가,
아니면 개인·외주·프로젝트로 풀어야 할 일을 억지로 팀에 우겨 넣은 건 아닌가?”




2. 개인플레이 집합인가, 진짜 팀인가 – 리더가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들

리더가 이 질문을 피하면, 팀은 자동으로 “개인플레이 집합소”가 된다.

표면적으로는 팀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느낌이다.

– 각자 자기 프로젝트만 꽉 쥐고 있고
– 서로의 일은 구경도 못 해본 채 평가 시즌에야 슬쩍 목록을 공유하고
– 회의에서는 “나 이만큼 했습니다” 보고만 쌓이는 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업이 필요하다”는 말은 계속 올라온다. 근데 협업을 하자니, 애초에 일 단위와 구조가 팀이 움직이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리더는 최소한 이런 것들을 먼저 정리해 줘야 한다.


1) 이 업무는 “팀의 일”인가, “개인의 일”인가
– 회사의 핵심 서비스/제품, 대외 신뢰와 직결되는 일 → 팀 단위 목표와 공통 지표로 묶어야 한다.
– 특정 사람의 전문성을 사서 쓰는, 기간 한정·비핵심 업무 → 외주·컨설팅·프로젝트 베이스로 보는 게 더 정직할 수 있다.


2) 이 기능이 진짜 “조직으로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 상시적으로 반복·축적되어야 하는 역량인가?
– 아니면 1~2년 특정 과제를 위해 묶어둔 임시 프로젝트 성격인가?


3) “같이 해야 지 의미가 있는 일”과 “각자 해도 되는 일” 구분하기
– 기획·방향·대외 약속처럼 한 번 틀리면 다 같이 뒤집어지는 일은 애초에 공동 논의·공동 책임 구조로 가야 한다.
– 반대로, 고도의 전문성이지만 상호의존도가 낮은 영역이라면 “개인 단위 + 느슨한 네트워크”로 설계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이 판단을 하지 않고 “일단 사람부터 뽑고 팀부터 만든 다음, 나중에 역할을 보자”라고 하면 거의 100% 확률로 협업 문제를 겪게 된다.


그건 팀원들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리더가 조직을 “만들기만 하고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 조직장이 방치할 때, 조직 안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

리더가 아무 결정도 하지 않고, 개인플레이를 방치하면 조직 안에서는 이런 스토리가 조용히 자라난다.


1) “일 잘하는 사람”은 더 외롭고, 더 바빠진다

팀 안에서 상대적으로 판단도 빠르고 이해도 좋은 사람이 있다. 리더는 점점 그 사람에게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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