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다시 긋는 법

책임 전가 없이 함께 일하는 팀의 기준선

by 삶을 읽는 조직문화연구자 이지연

19.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다시 긋는 법

– 책임 전가 없이 함께 일하는 팀의 기준선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두 가지 문장을 자주 듣게 된다.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그냥 제가 할게요.”


표면적으로는 정반대인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둘 다 비슷한 풍경으로 이어진다.

– “제 일이 아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팀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 “그냥 내가 한다”를 입에 달고 사는 팀은 결국 몇 사람만 지쳐 떠난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문제는 비슷한 방식으로 정리된다.

“우리 팀은 원래 그래요.”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건 팀원들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한 번도 제대로 그어본 적 없는 팀”에서 생기는 패턴에 가깝다.




1. ‘내 일만’ 하는 팀 vs ‘다 내 일’이 되는 팀, 둘 다 오래 못 간다

극단의 두 가지 팀이 있다. 하나는 각자 할 일만 꽉 쥐고 있는 팀이다.

– “그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요.”

– “그 이슈는 저쪽 파트 일 아닌가요?”


문제가 생겨도 “누가 담당이냐”를 찾는 데에 시간이 더 쓰인다.

누군가 이탈하거나 아플 때는, 공백이 그대로 남는다.

“내 일”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라는 단어가 팀에서 사라진다.


다른 하나는 반대다. “다 내 일”이 되어버린 팀이다.

– 애매한 일, 껄끄러운 일, 경계가 모호한 일은 늘 몇몇 성실한 사람에게 흘러 들어가고

– 리더는 “어쩔 수 없잖아, 지금은 저 사람 말고는 할 사람이 없으니까”라고 말하고

– 평가는 “원래 직무가 아니라 반영이 애매하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이 팀에서는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가 흐릿해서, 결국 몇 사람이 팀의 구멍을 다 메우며 버틴다.

둘 다 오래 가기 어렵다.

– 전자는 “공동 책임”이 없어서 위기 때마다 각자도생이 되고,

– 후자는 “공동 보호막”이 없어서 핵심 인력이 먼저 소진된다.


그래서 리더는 어느 순간 이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무엇이 ‘내 일’이고, 무엇이 ‘우리 일’인지 우리가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이야기해 본 적이 있었나?”




2. 책임 전가가 시작되는 순간: 질문이 “누구 잘못이야?”로 시작될 때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가 모호한 팀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대화가 이렇게 흘러가기 쉽다.

“이건 원래 저쪽 팀에서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애초에 경영진에서 방향을 자꾸 바꿔서 이렇게 된 거죠.”

“규정이 애매해서 그래요. 인사에서 기준을 명확히 안 주고….”


조금만 더 들어보면, 질문의 초점이 항상 같다.

“도대체 누구 잘못이냐.”


이 질문이 반복되면 팀 안에는 세 가지 방향의 책임 전가가 생긴다.

– 위로 미루기: “본사/그룹/경영진이 제대로 안 해서 그래요.”

– 옆으로 미루기: “저 팀/저 부서가 자기 일 안 해서 그래요.”

– 아래로 미루기: “요즘 MZ들이 책임감이 없어서 그래요.”


그 사이에 빠지는 문장은 이거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함께 책임져야 할 최소한은 무엇이었을까?”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다시 긋는다는 건, 누가 범인인지 찾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팀에 속해 있는 이상, 어떤 부분만큼은 ‘우리 일’이라고 서 있을 건가?”를 다시 정하는 일에 가깝다.




3. ‘우리 일’의 기준선: 아무도 “그건 내 일이 아니에요”라고 말할 수 없는 영역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삶을 읽는 조직문화···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일터와 삶을 지나며 흔들리는 마음의 온도를 기록합니다. 사람과 조직이 남긴 결을 오래 바라보며 글을 씁니다.

6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9화18 협업이 안 되는 팀의 보이지 않는 규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