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전가 없이 함께 일하는 팀의 기준선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두 가지 문장을 자주 듣게 된다.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그냥 제가 할게요.”
표면적으로는 정반대인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둘 다 비슷한 풍경으로 이어진다.
– “제 일이 아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팀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 “그냥 내가 한다”를 입에 달고 사는 팀은 결국 몇 사람만 지쳐 떠난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문제는 비슷한 방식으로 정리된다.
“우리 팀은 원래 그래요.”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건 팀원들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한 번도 제대로 그어본 적 없는 팀”에서 생기는 패턴에 가깝다.
1. ‘내 일만’ 하는 팀 vs ‘다 내 일’이 되는 팀, 둘 다 오래 못 간다
극단의 두 가지 팀이 있다. 하나는 각자 할 일만 꽉 쥐고 있는 팀이다.
– “그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요.”
– “그 이슈는 저쪽 파트 일 아닌가요?”
문제가 생겨도 “누가 담당이냐”를 찾는 데에 시간이 더 쓰인다.
누군가 이탈하거나 아플 때는, 공백이 그대로 남는다.
“내 일”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라는 단어가 팀에서 사라진다.
다른 하나는 반대다. “다 내 일”이 되어버린 팀이다.
– 애매한 일, 껄끄러운 일, 경계가 모호한 일은 늘 몇몇 성실한 사람에게 흘러 들어가고
– 리더는 “어쩔 수 없잖아, 지금은 저 사람 말고는 할 사람이 없으니까”라고 말하고
– 평가는 “원래 직무가 아니라 반영이 애매하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이 팀에서는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가 흐릿해서, 결국 몇 사람이 팀의 구멍을 다 메우며 버틴다.
둘 다 오래 가기 어렵다.
– 전자는 “공동 책임”이 없어서 위기 때마다 각자도생이 되고,
– 후자는 “공동 보호막”이 없어서 핵심 인력이 먼저 소진된다.
그래서 리더는 어느 순간 이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무엇이 ‘내 일’이고, 무엇이 ‘우리 일’인지 우리가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이야기해 본 적이 있었나?”
2. 책임 전가가 시작되는 순간: 질문이 “누구 잘못이야?”로 시작될 때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가 모호한 팀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대화가 이렇게 흘러가기 쉽다.
“이건 원래 저쪽 팀에서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애초에 경영진에서 방향을 자꾸 바꿔서 이렇게 된 거죠.”
“규정이 애매해서 그래요. 인사에서 기준을 명확히 안 주고….”
조금만 더 들어보면, 질문의 초점이 항상 같다.
“도대체 누구 잘못이냐.”
이 질문이 반복되면 팀 안에는 세 가지 방향의 책임 전가가 생긴다.
– 위로 미루기: “본사/그룹/경영진이 제대로 안 해서 그래요.”
– 옆으로 미루기: “저 팀/저 부서가 자기 일 안 해서 그래요.”
– 아래로 미루기: “요즘 MZ들이 책임감이 없어서 그래요.”
그 사이에 빠지는 문장은 이거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함께 책임져야 할 최소한은 무엇이었을까?”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다시 긋는다는 건, 누가 범인인지 찾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팀에 속해 있는 이상, 어떤 부분만큼은 ‘우리 일’이라고 서 있을 건가?”를 다시 정하는 일에 가깝다.
3. ‘우리 일’의 기준선: 아무도 “그건 내 일이 아니에요”라고 말할 수 없는 영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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