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스타트업 스피드와
오래된 회사 관성을 함께 다루기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어”와 “빨리 해야 살아남아” 사이

by 삶을 읽는 조직문화연구자 이지연

21. 스타트업식 스피드와 오래된 회사의 관성을 함께 다루기

–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어”와 “빨리 해야 살아남아” 사이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사람과,

10년 넘은 회사에서 오래 버틴 사람을 한 회의실에 앉혀두면 거의 항상 이 두 문장이 부딪힌다.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어요.”

“아니, 이 속도로 하면 시장에서 그냥 죽어요.”


둘 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둘 중 하나만 진실인 것처럼 싸우기 시작할 때다.




1. “빨리 해야 살아남아”의 진짜 얼굴

스타트업식 스피드는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내보자.

결정은 회의실에서가 아니라 실행하면서 한다.

내일 할 걸 오늘 테스트해 보자.


이 리듬에 한 번 맛을 보면 느린 조직이 답답해 보인다.

“이걸 왜 이렇게까지 검토하지?”

“고객은 이미 반응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획서 쓰고 있네.”


실제로 작은 조직일수록, 그리고 리소스가 부족할수록 빠른 실험–빠른 피드백–빠른 수정은 생존 그 자체다.


다만, 스타트업식 스피드에도 잘 안 보이는 뒷면이 있다.

기준과 원칙이 약하니 사람 한 명의 판단에 성패가 좌우되고

모두가 전력 질주하다 보니 번아웃과 이탈이 잦고

“이번에 잘 걸렸다”는 성과가 나와도, 그게 구조인지 우연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컸던 사람은 이렇게 말하기 쉽다.

“예전 회사는 이 정도는 그냥 질러보고 봤는데…”

하지만 지금 발 딛고 있는 곳은, 이미 여러 이해관계자와 브랜드, 규제, 노무 리스크가 얽힌 ‘오래된 회사’일지도 모른다.




2.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어”가 지켜온 것들

반대로, 오래된 회사의 관성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어.”

“예전에 비슷하게 했다가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


한 번 더 검토하고, 한 번 더 결재를 돌리고, 자료를 두 세트 만들고, 문구 하나에도 내부 기준을 대조해 본다.

겉으로 보기엔 느리고 답답한 절차 같지만, 사실은 이렇게 회사의 몸을 지켜온 면도 있다.

법·노무·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해 왔고

누가 해도 최소한의 품질이 나오도록 룰을 만들어 왔고

“그때 그 사람 말 한마디”에 휘둘리지 않도록 기록과 프로세스를 쌓아왔다

문제는 이 관성이 새로운 시도까지 같이 묶어 버릴 때이다.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내도 “예전에 그런 거 한 번 검토했었는데 접혔어.”

조금 다른 채용 방식을 제안해도 “우리는 원래 이렇게 뽑아왔어.”

그 “예전”이 5년 전, 시장도 조직도 완전히 달랐던 시절인데도 말이다.




3. 중간에 낀 리더의 진짜 난이도

요즘 가장 힘든 자리는 사실 중간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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