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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1편

모든 걸 내려놓아야 이루어진다.

by BESTHYJ

20대 중반을 훌쩍 넘은 어느 날,

주변 친구들은 다들 짝이 있고,

누군가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남자친구도 결혼도 전혀 관심 없었는데

친구들을 둘러보니 나도 갑자기

남자친구도 필요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나만 홀로 남겨질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고 할까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해달라고

은연중에 흘리고 다녔다.


그런데 소개해주겠다던 사람도 무소식이고,

내가 노력해도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설사 만남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막상 만나면 서로 간의 대화가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느낌이었다.


안 만나는 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들었다.

그래도 이왕 남자친구도 만들고, 결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니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좀 더 노력해 보자 했다.


나는 나름대로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주변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나를 도와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일이 계속 잘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고,

나는 좌절 아닌 좌절을 지속적으로 맛본 느낌이었다.

그 느낌은 떫은 감을 입안에 넣고 계속 씹고 있는

그 맛보다 더 기분이 나쁘다.


뭐든 최선을 다하면 다 이루어졌던 내 인생이었는데

이것만큼은 참 쉽지 않다 했다.

간절하면 이루어져야 하는데... 난 너무 간절한데...

그런데 지금 그때 내가 했던 노력들이 나답지 않은 노력이다 보니

하나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생각된다.

나는 나일 때 의미가 있는 것인데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으니

상대도 내가 많이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 지금은 때가 아닌가 보다,

언젠가는 때가 오겠지 하며 포기하고,

자연스럽게 내가 하던 일에 집중하고 있던 어느 날,

나를 잘 알지 못했던 사람이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만나볼 의향이 있냐고 했다.


나는 두려웠다.

또 떫은 감을 씹고 있는 느낌을 받을까 봐

그래서 어렵게 거절했는데

그냥 만나보고 싫으면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무런 기대 없이 만난 사람이

내가 바라던 내 남자친구가 되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놓은 순간

내가 간절히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다.

역시 간절한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간절한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걸 내려놓아야 이루어진다는

나만의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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