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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다-3편

나는 서울 집을 가질 운명인가?

by BESTH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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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시간을 부산에서 살아왔고, 직장 때문에 충청북도로 옮겨왔다.

직장 생활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원룸에서 1년 동안 살게 되었다.

평생을 아파트에서만 살다 보니 원룸에 사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원룸에서 3개월 거주한 후 아파트로 이사를 결심했고,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나는 그 지역 아파트로 이사했다.

2년마다 이사 다니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부모님의 조언으로 집을 매매했다.

원룸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행복했다.

나는 구분된 공간이 필요한 사람이었는지

기능별로 분리된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구나 생각했다.


얼마 후 대학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이 친구는 직장 생활을 경기도 분당에서 시작했고, 분당 원룸에 살고 있었다.

10년 가까이 이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계속 원룸에서 살았다고 했다.

나는 왜 원룸에서 계속 사는지 물었다.

친구는 결혼하면 아파트로 이사가게 되지 않겠냐고 했다.

현재 남자친구가 없다고 했고, 향후 몇 년 안에 결혼 계획이 있냐고 하니 없다고 했다.

그럼 지금 집을 사도 아무 문제가 없지 않냐고 했다.

그즈음에 친구에게 나와 같은 조언을 하는 사람이 많았던지

친구는 머지않아 분당에 작은 집을 샀다.

그때가 2018년 즈음으로 기억한다.


나의 집과 그 친구의 집 시세가 초기 구매 비용에서 2억 이상 차이가 나기는 했지만

그때 이후로 집 값의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어디에 직장을 구하느냐에 따라 사는 지역이 달라져서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바로 지금 친구와 나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겠지...


갑자기 너무 억울했다.

나는 지방에서 일을 했을 뿐인데 내 자산만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고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분한 마음이 생겼다.


나는 그때 이후 서울, 경기 지방에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쯤 해외근무를 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 것은 2023년부터 일 것이다.


부동산과 관련된 책, 유튜브, 다음 카페 사이트, 유명인의 블로그까지

매일 점검하고, 실제 관심이 있는 지역은 임장을 가기도 했다.

서울 여러 지역으로 임장을 다니고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지역은 몇 번을 다시 가보고

그 주변 아파트도 다 살펴보았다.

여러 곳을 둘러보아도 처음에 매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아파트보다

더 나은 아파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매도해야 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놓고 주말마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깨끗하게 집 청소를 하고 대기하는 것이 한동안의 내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우리 집이 깨끗하고 좋다고 했지만

막상 매매를 시도하는 사람은 없었다.

경기도 좋지 않고, 지방의 집값은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인지

사람들은 급매물만 찾는다고 했다.

내 집을 팔아야 내가 사고 싶은 집을 사는데...

그렇다고 내 집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팔고 싶은 마음이 쉽게 생기지 않았다.


너무나도 간절한 마음을 담아 어딘가를 갈 기회가 있으면

그 근처 절을 찾아서 올해는 서울에 집을 갖게 해달라고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현재 매도해야 하는 집을 적당히 좋은 가격에 팔고

내가 갖고 싶은 서울 집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너무나도 간절해서인지 새해가 지났는데도

내 집은 아직 팔리지 않았다.

너무 간절해서이겠지...


그런데 서울에 집을 갖고 싶은 마음을 쉽게 내려놓지 못할 것 같다.

올해는 무조건 마련하고 싶은데...

서울 집값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를 텐데...


이 집이 안 팔리면 여기서 계속 즐겁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으면 그때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겠지...


역시 간절한 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구나!

그렇다고 간절한 마음을 내려놓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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