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벌써 20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이다.
2000년대 초반에 대학을 졸업한 나는
대학원까지 학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다.
대학시절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다녀 온 경험이 있던 나는
대학원을 무조건 미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한국도 많이 발전하여 미국과 큰 차이점을 못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시절 미국은 나에게는 또 다른 세상에 온 것과 같은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이곳에 내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빨리 미국으로 대학원을 가야겠다는 생각과 달리
우리 가족은 내가 대학원을 가기 보다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기 원했다.
그런데 나는 한 번 마음 먹은 것이 쉽게 포기되지 않는 성격의 사람이었다.
부모님에게 지원받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루 빨리 내가 돈을 모아서 유학길에 올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부터 가장 빠르게 돈을 모을 방법을 고민했다.
과제를 하기 위해, 정보를 찾을 때 책에서 항상 도움을 받았기에
도서관과 서점에서 관련 정보를 찾기로 했다.
그 시절 재테크라는 용어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였다.
시중에 나와있는 재테크 관련 서적도 예적금, 통장쪼개기 정도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고,
서적 수도 몇 권 안되어서 모든 내용을 정리해 보았더니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고,
대부분 내가 실행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직장생활을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받은 월급은
재테크 서적에 정리된 대로 관리되고 있었다.
다만 더 빠른 시일내에 내가 목표로 하던 금액을 모으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수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노동수익을 더 늘리기로 했다.
대학시절부터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외를 했었는데
다시 과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부터 지금 우리가 소위 말하는 투잡이 시작되었다.
낮에는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고
밤과 주말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주변 지역의 학생을 대상으로 과외를 시작했다.
처음에 한 학생을 맡아서 가르치기 시작했고,
내가 가르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학부모들이 하나둘 소개를 시작하여
나는 상당히 많은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당연히 주말은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평일 퇴근 후에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다보니
거의 매일 퇴근 시간이 12시에 가까웠고,
그 당시 나는 영어 공부를 위해 새벽에 학원도 다녔다.
6시에 집을 나서 영어 수업을 듣고,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과외를 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하루종일 쉬는 시간없이 풀로 가동하다 보니
돈을 쓸 시간이 전혀 없었고 그러다 보니 자동으로 돈이 모였다.
돈은 모이는데 쉬는 시간이 부족해서
피로가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어떤 때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는데
한 달이 넘도록 증상이 나아지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이때 깨달았다. 적당한 휴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그 즈음 또 다른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와 같은 내용의 부동산 관련 도서였다.
그 당시 나는 서울에 가본적도 거의 없고
강남은 어딘지 알지도 못할 시절이었다.
다만, 돈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 정도라는 지식만 있었다.
그 책은 강남 부동산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부동산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 날 퇴근하는 길에 집 근처 부동산에 들어갔다.
부동산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는 내가
우리 아파트와 주변 아파트 시세를 물었고,
비슷한 평수인데 왜 가격 차이가 있는지,
왜 같은 평수의 아파트인데 새아파트보다 오래된 아파트가 비싼지
궁금한 것을 모두 질문했고, 부동산 소장님은 귀찮았을 법도 한데
하찮은 내 질문에 아주 정성스럽게 답변을 해주었다.
그 이후에도 주변의 집 시세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고
어떤 아파트의 시세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 근처 아파트의 가격도 오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내가 돈을 많이 모으게 되면 부동산을 사야겠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나름대로 목표로 하던 금액의 돈을 모았다.
유학을 떠나야 했지만 당시 미국은 2008년도에 금융위기가 있었고,
유학생에게 지원하던 일부의 장학금도 지원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
그 장학금도 없으면 내가 모은 돈으로는 유학을 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세상이 너의 계획을 멈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몇일 고민하다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으니 대안을 찾기로 했다.
국내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고,
내가 공부할 분야의 교수님을 찾아서 바로 연락을 드렸고, 찾아 뵙고 상담을 했다.
그즈음 대학원생 모집 공고가 있었고 나는 바로 공부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공부를 시작하니 학비를 내고도 꽤 많은 돈이 남았다.
내가 그 돈으로 무엇을 했겠는가?
돈을 많이 모으면 부동산을 사야겠다고 결심했기에 집을 샀다.
그때 내 나이 30살 정도였던 것 같다.
나는 그 시절 예적금, 펀드 정도의 재테크 수단과
내 시간을 노동 수익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재테크를 했었다.
재테크를 해서 돈을 모으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내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빨리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서점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의 영상을 통해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금의 시기에 20대를 맞이했다면
그때보다 훨씬 많은 금액의 돈을 빨리 모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지금의 20대를 맞이한 사람들은
나보다 더 현명한 방법으로 하루 빨리 재테크를 시작해서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