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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는 마음

조마조마, 두근두근 마음 졸이게 하지 말자!

by BESTHYJ

업무상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이 있다.

우리는 맡은 업무를 그 일정에 맞추어 해내려고 애를 쓴다.

특히 나와 같은 미션지향형의 인간은

법률적, 도덕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일이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다.

특히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일인 국가 간의 협력에 관한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은 보통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고

어떻게든 빨리 회신을 받아야 하는 일이 꽤 많다.

나는 그들이 빠르게 회신할 수 있도록 문구를 심사숙고해서 작성한다.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협력을 하기로 하여

업무상 연락을 주고받으며 진행하지만

업무 연락을 보낸다고 하여 매번 회신이 바로 오지는 않는다.

물론 그쪽에서도 일부러 보내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고,

나름 보고체계상에서 준비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본다.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라면

일주일 정도는 추가적인 연락 없이 기다릴 수 있다.

너무 재촉하면 상대방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가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을 협의해야 할 경우에

우리가 보낸 메일에 회신이 없으면

앞으로 나가지도,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할 수 있는 연락은 추가적으로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없는 경우에는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도 한 가지 남은 방법이 있다면 '기도'일 것이다.


상대편에서 회신이 오지 않으면

윗분들도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지

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무언의 압박을 한다.

물론 나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무례하게 계속해서 연락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언의 압박 속에서도 내가 견디고 버틸 수 있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항상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은 적이 없었던

지금까지의 경험들 때문이다.


타국가와의 수많은 업무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가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기다림이다.

가장 힘든 일이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는 일'이다.


막상 연락이 오면 기쁘기도 하지만 허탈하기도 하다.

결국 이렇게 긍정적인 답변을 보낼 거면서

그토록 나를 기다리게 하고, 애가 타게 하는지...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는 마음'은

내가 보낸 카톡을 간절히 읽기를 바라는 사람이

그 글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계속 체크하게 되는 그런 마음,

누군가 내가 쓴 글에 댓글을 달지 않았을까 하고 보게 되는 마음,

그런 마음과는 차원이 다른 애증이 담긴 그런 마음이다.


나도 업무를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상대를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일이 없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린다면

나도 누군가 내 연락을 기다리게 하지 않았는지

다시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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