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대답의 의미

그 의미를 잘 파악할 것

대답 없는 대답의 의미...

대답이 없지만 대답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 문구를 정승환의 '너였다면'이라는 노래에서 듣게 되었다.

너였다면 의 노래 주인공은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그 사람이 날 봐주기를 바라는데 상대방은 이미 대답을 했다고 한다.

대답 없는 대답으로...

대답 없는 대답의 의미를 주인공도 알고 있지만 부인하고 싶고

붙잡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나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대답 없는 대답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데 그즈음 자료를 요청하는 사람에게,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의 수정을 요청받았을 때,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점심 식사를 권했을 때,

지금 대화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말을 걸어왔을 때,

나는 별 말을 하지 않고 웃음으로 넘긴다.

대답은 안 했지만 대답을 한 것이다.

나에게 말 걸지 말라고....

그 정도 대응했으면 알아들어야 하는데

눈치가 없는 건지, 눈치 없는 척하는 건지

꼭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경우 고도의 두뇌회전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으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되도록..

나는 애를 썼지만 결국 상대도 모르지 않는다.

내가 싫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는 것을...

어린 시절에는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는 사람에게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

나를 무시하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대답 없는 대답은 사실 상대를 많이 배려한 것이다.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배려를 했기 때문에

그런 무언의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단 걸

40이 넘은 지금은 이해한다.

나는 이러한 기준으로 상대의 의사를 파악한다.

내가 어떤 부탁을 했는데 상대가 몇 초 내에 대답하지 않으면 싫은 것이다.

내가 더치페이를 하자고 했는데 상대가 대답하지 않으면

본인이 지불하겠다는 뜻이다. (난 그렇게 믿고 싶다)

나는 동의를 구했는데 바로 동의를 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나는 어떤 메뉴를 제안했는데 바로 긍정을 하지 않으면 다른 걸 먹자는 뜻이다.

나는 대답 없는 대답의 의미를 이렇게 나름대로 해석하며 살아가고 있다.

눈치가 백 단인 나는 그 의미를 정말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한다.

그런데 알면서도 가끔은 반대로 생각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내가 뭔가를 간절히 원하거나 바랄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럴 때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눈치가 빠른 게 너무 야속하기도 하다.

당신은 어떨 때, 어떤 상대에게 대답 없는 대답을 하였나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은 계속 대답 없는 대답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요?

오늘은 제 질문에 대해 제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