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의 걸음으로
홍진경의 유튜브 채널에서 홍진경이 침대 옆에 두고 읽고 있는 책이
스토너라는 책인데 이 책이 그녀의 인생책이라고 했다.
홍진경 외에도 다수의 사람들이 스토너라는 책을 언급해서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다양한 소설책을 주문하면서 스토너도 데려오게 되었다.
스토너는 존 윌리엄스가 쓴 책이고 이 책이 발표된 것은 1965년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발표된 지 50년이 지난 시점에 유럽인들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스토너라는 남자이다.
스토너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농사일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고
대학도 농사기법을 배우기 위한 학교로 진학하게 되지만
대학에서 영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분야에 깊이 파고든다.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어떤 모임에서 한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둘은 양가 가정의 반대 없이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해서 이쁜 딸아이도 낳게 되지만
그의 결혼 생활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
그의 와이프와 원만한 결혼생활을 했다고 볼 수 없다.
대학에서 그는 강사로 활동하며 정교수가 되기는 하지만
늘 주변에 그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하며 그 나름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정말 마음이 잘 통하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가정이 있고 그가 그녀와 더 깊은 관계로 갈 수 없음을 안다.
그는 그녀를 놓아주게 되고, 그녀 또한 그걸 스스로 인정하고 그를 떠난다.
둘은 서로가 함께 일 때 정말 빛나는 사람들이지만 더 이상은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녀와의 이별 후 큰 아픔을 겪지만 곧 회복하고 또다시 그의 삶을 살아간다.
그의 딸은 성인이 되었고, 성장하는 동안 가정에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의 엄마와 아빠와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의 딸은 아름답게 성장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혼전 임신을 하게 되고
그들을 떠나 살기를 원하며 그는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는 그의 일에 집중하며 그만의 삶을 또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는 큰 병에 걸리고
또 나이도 많이 들어서 점점 쇠약해지고
인생의 마지막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주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그의 생을 마감한다.
겉으로 봤을 때, 그리고 내가 그의 인생을 들여다봤을 때
그는 그의 일에서 특별한 성공을 이루지 못했고,
그의 결혼과 가정생활도 원활하지 못했고,
특별히 삶이 그를 도와주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그 나름대로 그의 최선을 다해서 그의 인생을 살았고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그의 삶이 결코 실패로 느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우리의 삶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 과정과 경험을 통해 우리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리 삶을 묵묵히 살아가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소설을 어느 날 아침 출근 전에 읽게 되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이 살아온 삶이
마치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 무척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되어
그날 아침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인생은 흘러가지 않는데
나는 그 삶을 포기할 수 없다.
그 삶의 주인이 나 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꿈꾸는 삶을 살기 원하지만
내 주변의 상황과 사회의 흐름이
그것이 지속될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걸음으로 내 인생을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뭔가 묵직한 것이 마음에 걸려있는 것처럼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지금의 내 모습이 내가 내린 결정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면
그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까?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하게 되었다.
다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기에
그만의 걸음으로 그가 걸어온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기로 했다.
마음속에 남아있던 묵직한 것을 흘려보내기 위해
'그만의 걸음으로'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었다.
제목: 그만의 걸음으로
어둠 속에 피어난 작은 빛을 따라 걷던 길,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없었네 누군가 바랐던 화려한 정답도 손에 쥔 승리의 깃발도 그의 몫은 아니었지 가족과 사랑, 이뤄지지 못한 꿈들 모두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자리에서 그는 그저 묵묵히 손을 털고 일어섰어 원하는 대로 흐르지 않는 강물처럼
아무도 모르게 흘려보낸 눈물과 세상이 묻지 않았던 질문들을 껴안고 그는 홀로 선 채로 먼 길을 보네 실패라 불릴지라도, 그저 걸어온 길 그만의 걸음으로 완성된 이 하루 이 길의 끝은 이미 오래전에 그가 수긍했던 모양
Verse 2 가슴 시린 진실을 마주했던 날도 잠시 모든 것이 빛나던 순간도 있었지 붙잡을 수 없는 인연 앞에 서서 가장 빛나던 것을 조용히 놓아주었네 주변의 시선, 그를 괴롭히던 그림자도 결국 함께 늙어 사라질 풍경이었음을 그는 그저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갔어 누구도 아닌, 그가 가야 할 그 자리까지
특별한 성공도, 완벽한 행복도 닿지 못한 채 희미해져 갔지만 오히려 그 모든 굴곡과 멈춤의 순간들이 이 삶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식이었음을
아무도 모르게 흘려보낸 눈물과 세상이 묻지 않았던 질문들을 껴안고 그는 홀로 선 채로 먼 길을 보네 실패라 불릴지라도, 그저 걸어온 길 그만의 걸음으로 완성된 이 하루 이 길의 끝은 이미 오래전에 그가 수긍했던 모양
Outro 괜찮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이 걸음이 이미 그의 전부였으니 그렇게 그는, 그의 마지막까지 그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나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