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혁명" 책 리뷰
"환자 혁명"이란 책에서 주장하는 핵심은 간단합니다.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공부하고 알아보고 주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즉, 건강에 대한 주권을 병원이나 의사에게 일방적으로 맡기지 말고 스스로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우리는 그동안 권위라는 것에 너무 의존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문가가 하는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수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전문가의 조언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지극히 아름다운 의도와 의지로만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병원과 의사가 환자의 건강한 삶과 완치만을 목표로 애써 뛰고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요즘 시끄러운 아주대 병원과 이국종 교수 문제만 봐도 그렇습니다.
모든 일에는 의도라는 것이 있고, 움직이는 논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책에서 구체적인 병과 그에 따른 바른 접근 방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의료계가 돌아가는 원리,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먼저 언급합니다. 사실 의료계 뿐 아니라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모든 일의 근본 작동 원리는 대체로 "돈"에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회사는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온 인류의 건강을 담보로 장사를 하고 있고, 그들에게 인류의 건강과 행복이 제1목표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회사는 설립 목적 자체가 이익의 극대화이며 그러기 위해 의학계도 움직이고, 언론도 주무르며 정부에까지 손을 뻗는 것입니다.
개개인이 이런 힘의 논리 앞에 무기력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그냥 순응하거나 적극적으로 그들을 옹호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맹목적으로 의사와 병원을 멀리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저자의 주장대로 어떤 이유로 왜 특정한 병을 치료할 때 특정 약품만을 권하는지, 어떤 효능과 부작용이 있는지 정도는 스스로 공부해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한 논리입니다. 자장면 집을 경영하더라도 주인이 능숙하게 할 줄 알면서 주방장을 쓰는 것과 주인이 요리 경험이 전혀 없어 주방장을 쓰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됩니다. 경험 없고 요리를 모르는 주인은 주방장에게 휘둘리며 심한 경우 결국 망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몸과 건강, 나아가 행복을 담보로 의사와 병원에 휘둘리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휘둘린다는 것이 아니라 휘둘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이 책 " 환자 혁명"은 일방적으로 의사에게 나의 목숨과 건강을 맡겼다가 낭패를 보는 상황을 피하라고 조언하
는 그런 책입니다.
전 세계에 바이러스의 공포가 휩쓸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개개인입니다. 내가 환자가 되었다가 꼼짝없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지인들이 아프거나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막대한 이득을 거두는 것은 언제나 제약회사입니다.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계발되면 누가 그 백신을 마다하겠습니까? 게다가 부작용에 대해 의심할 여유도 없습니다.
그 어떤 분야보다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좋은 것이 거대 제약회사의 위치입니다. 이들이 투자하는 막대한 자본의 힘 앞에 의사도 병원도 정부도 의과대학도 무관하기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을 만한 자본력이 있는 다국적 기업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자본이 휴머니즘에 입각해 전 세계 인류를 긍
휼히 여겨 무상으로 백신을 계발하고 배포할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은 모두 팩트가 아닙니다. 의도를 가진 메시지입니다. 그렇기에 때로는 천박한 수준의 편향된 메시지를 쏟아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잠시 거리를 두고 뉴스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병에 대한 태도나 뉴스를 대하는 태도나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일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세상 모든 일을 비판적 시각으로만 보는 것도 건강한 태도는 아닙니다. 이 모든 상황에서 균형을 잡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노력해야 합니다. 멍 때리며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더 위험한 이유는 전체주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목소리를 무시하고 공격하는 형태로 획일화되는 것은 거대 자본이 가장 좋아하는 형국일 것입니다.
이 책 "환자 혁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건강은 누구에게 그냥 맡겨 둘 수 없는 소중한 것이며 한 번 잃어버리면 되찾을 수 없는 것이라는 점. 그래서 소중히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쉽고 편하게 살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생활습관이 흐트러지고 식습관이 엉망이 되면서 건강의 균형을 잃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병에 걸리게 되어 환자가 됩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병을 낫게 하려면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특정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을 지속적으로 먹는다고 원인이 제거되지 않습니다. 약을 먹지 마라, 의사를 믿지 말라는 메시지보다는 생활과 음식을 건강히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늘 고대하는 다이어트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 비만은 영양 과다가 아니라 영양 결핍의 상태다.
- 다이어트는 절대 치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정상' 상태로 만들면 체중도 '정상' 상태가 되는 것이다.
- 그렇게 되면 혈압도 당뇨도 정상이 된다.
- 필요한 영양소와 환경만 제공해주면 우리 몸은 건강하게 작동된다.
- 비만 환자들은 사실 영양 결핍 환자들이다. 영양 공급을 충분히 하면 살찌지 않는다.
- 살이 찌는 원인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기초대사량의 차이 때문이다. 즉, 기초대사량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력운동 중심으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모든 이야기들이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다이어트 광고에서 이렇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이어트 약품을 팔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돈벌이가 안됩니다. 뭔가 우리 제품을 먹어야만 된다고 비법처럼 설명하기 일쑤입니다.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면 아마도 저자의 이런 상식적인 주장이 다각도로 공격받을 거라는 것을 쉽사리 예상할 수 있습니다. 뻔한 상황이죠. 기존 의학계에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메신저를 공격해 메시지의 신빙성이 떨어지도록 만드는 전략을 자주 사용합니다. 저자가 자격이 없다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특히 돈에 관련된 문제를 일으켰다는 식으로 공격해 저자의 메시지를 무효화합니다. 그래야 그동안 유지해오던 그들의 지위가 흔들리지 않고 늘 해오던 데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저자에 대한 다양한 공격과 비판, 위협이 지속되고 있을 겁니다. 대중은 그런 공격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테고, 기존의 판을 흔드는 저자의 주장도 위력을 잃게 되겠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과는 무관하게 "환자 혁명"이라는 책 속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병에 대한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는 새겨들을만합니다.
최근에 방송을 통해 암으로 힘들어하던 방송인 허지웅 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시청자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까칠했던 태도가 많이 유해지고 여유로워진 것도 보기 좋았습니다. 병을 극복하면서 허지웅 씨가 한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환자들이 항암치료하는 과정에서 더 나빠지는 것 같아, 인터넷을 찾아보고 확인도 안된 민간요법 같은 것으로 눈을 돌리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의사를 믿고 시키는 데로만 하라고 당부합니다. 허지웅 씨의 케이스처럼 정석적인 병원 치료로 건강을 되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환자 혁명"에서 말하는 스스로 공부하라는 의미가 인터넷의 검증 안된 민간요법을 참조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일반인들이 병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기가 만만치는 않습니다.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맹신하고 의사의 조언을 무시하면 그 또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치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건강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너무 맹신하지도 불신하지도 말고 최대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스스로의 건강을 지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믿건 말건 이 책 "환자 혁명"은 반드시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