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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Feb 23. 2020

꿈을 시각화할 때 얻는 이점에 대해

모치즈키 도시타카의 "보물지도" 책리뷰




1.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뭔가 막연한 개념을 심플하게 이론화하고 정리하는 기술은 일본인이 짱인 것 같습니다. 모치즈키 도시타카의 "보물지도"라는 책도 그 예에 딱 들어맞는 책입니다. 이 책은 꿈과 꿈을 이루는 과정에 대한 책입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딱 잘라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뭔가 특정 영역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방향을 정하고 노력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직업으로 스포츠 선수를 하고 있거나 희망하는 사람, 가수가 되기 원하는 사람 등과 같이 예체능계를 희망하는 경우가 그렇죠.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꿈이라는 것이 막연하기 마련입니다. 더욱이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을 거라 판단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의 꿈을 정확히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습니까? 만약 가능하다면 당신은 성공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입니다. 물론 성공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요.


이 책은 "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 보물지도"로 부제까지 읽어야 정확한 의미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제목이 스포인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꿈을 꾸는 단계부터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꿈을 이루는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는 사실 꿈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 환경을 먼저 살피고 알아서 움츠리는 성향으로 살아온 탓입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어떻게든 환경을 만들어서 해외 연수도 다녀오고 하는 뭐든 해내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신기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형편이 어려운데 무슨 어학연수야? 말도 안 되지'라고 생각하고 미리 포기해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니 뭐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다고 해야 할지... 책 리뷰를 핑계로 개인사를 읊어대는 것도 습관성입니다.


이 책은 아주 쉽고 내용도 짧습니다. 내용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이론이 없어요. 그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을 따라 실천을 해보느냐? 그냥 '좋은 이야기 군'하고 넘기느냐, 아니면 '말도 안 되는 소리군'하고 중간에 덮어 버리거나 선택하기 좋은 단순한 책입니다. 그런데, 그전에 우리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 하나 있죠. 우리가 과연 꿈이라는 것이 있느냐입니다. '내가 나이가 몇인데 이제 와서..' 라거나 '나라꼴이 이 모양인데 무슨...'이라거나 '어릴 때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라는 전제가 먼저 나온다면 아마도 당신은 저처럼 이렇다 할 꿈이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환경인가를 먼저 보는 사람은 꿈을 꾸기가 어렵고, 꿈이 없으면 꿈을 이룰 수 없습니다. 꿈을 이루려면 꿈을 갖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당신은 꿈이 있습니까?






2. 꿈을 설정하고 이루는 구체적인 방법



이 책에서 설명하는 보물지도는 우리가 흔히 쓰는 드림보드와 개념이 같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물건이나 되고 싶은 상태, 동경하는 인물 등에 대한 사진을 구해서 붙여서 보드를 만든 다음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계속 바라보며 현실화시키도록 노력하라는 것이죠.


너무 뻔한 이야기인 줄 아는데 막상 이 책을 읽고 정말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아주 적을 것 같습니다. 코르크 보드를 사서 사진을 검색하고 뽑아서 붙이는 행위 자체가 못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은 아니지만, 정작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구체적인 꿈을 생각하기가 어렵고 귀찮고 불편하고 어색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꿈을 이루는 방법보다 포기하는 이유가 더 와닿는 것은 제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겠지요. 거 뭐 대충 되는대로 설렁설렁 사는 것이 저의 인생 모토였는데 말입니다.


구체적인 보물지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간중간에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설명하는 부분 중에 의외로 와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특히 인간의 무의식은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무의식에 뒤엉킨 기억 조각들이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무의식의 영역은 계속해서 입력되는 메시지로 구성되는 것은 일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보면 계속해서 구체적인 꿈을 설정하고 그걸 시각화한 다음 반복적으로 입력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꿈을 이루는 방법을 가장 단순화하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슴 뛰는 자신의 꿈을 정한다. 둘째, 시각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물지도(드림보드)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그 꿈을 계속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실천한다.


이렇게 보면 일단 꿈을 꾸지조차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꿈이 꿈에서 그치는 이유는 결국 세 번째,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실천한다는 부분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험적으로 "에이.. 그건 턱도 없어. 내가 다 해봤는데 안되는 거야. 하던 거나 잘 해."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지요.


   저자는 일단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해 나가야 할 첫 번째와 두 번째에 대한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실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천에 대한 방법론은 자세히 없어요. 왜냐하면 꿈이 무엇인가에 따라 방법은 모두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다만, 저자의 경우 어떻게 실천하고 성공했는지에 대한 자기 예시는 있습니다.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출처_tsb-shiodome-syugaku-kai.hatenablog.com





3. 꿈을 논할 때 나타나는 두 가지 반응



이런 책을 만나면 보통 두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첫째는 가슴이 몽글몽글 해지면서 설렘과 희망에 부풀어 책을 읽어나가는 부류입니다. 이들보다 좀 더 많은 경우가 '하이고, 웃기고 있네. 그게 말이 돼? 그렇게 해서 꿈이 이뤄질 것 같으면 다 성공하게?'라며 시니컬하게 반응하는 부류입니다. 저의 경우는 40이 넘도록 두 번째 부류로 살아왔습니다.


아, 잘 생각해보면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군요. 20대 초반에는 자기 계발서를 좀 읽었습니다. 소설은 안 읽어도 스토리텔링이 있는 쉬운 자기 계발서는 좀 읽었어요. 그런데 좀 읽다 보니 뭔가가 될 것처럼 가슴 벅차기는 하는데 그냥 읽는 행위 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더군요. 그래서 자기 계발서를 읽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계발서를 쓰는 사람만 성공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연히 멀리하게 되었죠. 지나고 보니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왕이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에게 더 유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턴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제목에서 벌써 실소를 터트리며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기는 합니다. 막상 읽어보니 나름 수긍이 가능 방법이고 좋은 책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막상 코르크 보드를 사서 사진을 찾아가며 이걸 만들어서 실천할지에 대해서는 제 스스로에 대해서도 의심이 가는군요. 아마도 그냥 '음.. 좋은 방법이로군...'하고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더 높겠죠.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제 꿈이라는 것이 혼자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더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책 내용이 간단하고 어렵지 않으니 잠깐의 시간을 들여 일독해봐도 좋을 책입니다. 혹시라도 실천해서 소정의 성과를 거둔다면 나쁠 것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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