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돈다돌아 Nov 09. 2020

작가가 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서

정명섭 작가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책 리뷰




1. 만인 작가 지망의 시대에 성공하는 노하우란?

   생각할수록 희한한 일입니다. 만나는 작가들마다 책이 안 팔린다고 아우성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작가들은 배를 굶거나 생계를 위한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돈이 안 되는 것이죠. 그런 작가들의 책이 수준이 떨어지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훌륭한 작품을 써내고 있습니다. 물론 수준 떨어지는 기획성 책들도 상대적으로 많기는 합니다만 작가들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출판계가 어렵다는 소리는 책을 읽기 시작하던 시점에서부터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책을 안 읽는 풍토를 개탄하는 소리도 지겹도록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매년 감당이 안 될 만큼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어 쏟아져 나옵니다. 뭘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뿐입니까? '작가가 되고 싶다', '자기 책을 출간하고 싶다'라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습니다. 돈도 안되고 읽지도 않는 책을 왜 이렇게 출간하고 싶어 하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혹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자기표현의 욕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하고 작가가 될 루트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건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는데 점은 변함없는 현실입니다. 

   출판계의 '다이소', 한국의 마쓰모토 세이초형 작가 정명섭 선생은 이런 현상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많이 느끼셨던 모양입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에세이로 풀어서 들려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원인이 뭐건 지망생들이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바로 "계약서를 써라!"라는 것이지요. 

   정명섭 작가의 신간 에세이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라는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출판계의 생리와 현실을 적나라하고 현실적으로 들려줍니다. 계약서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계약서를 쓰는 단계까지 갈 수 있는지, 계약서를 쓸 때는 무엇에 유의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작가로써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롱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가감 없이 매우 솔직하게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출판계에 관심이 많은 출판 덕후이자 프로 독자인 저로서는 관람객 모드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완전 꿀잼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 아시아경제 >



2. 중요한 것은 골방에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야, 이 양반아!

   과거에는 작가가 되는 방법이라는 것이, 문예 창작과를 졸업하고 골방에 칩거하며 작품을 완성한 다음 신춘문예를 비롯한 각종 공모전에 투고해 당선되는 방식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이런 공식 루트를 거치지 않고 어느 학교 문예 창작과 출신인지, 어떤 공모전 당선자인지 여부 없이 책을 낸 작가인 경우 문단에서 무시당하고 인정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소위 그들만의 리그에 합류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작가가 되는 길이 다양해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SNS에서 유명해져서 그 팬덤을 등에 업고 책을 출간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가 공모전 당선의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판매고를 올리는 현상이 많아지면서 공모전의 권위가 떨어지고 꼭 공모전을 통한 등단만이 작가가 되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독자들 역시 읽기에 재미있고 좋으면 그만이지 어떤 식으로 작가가 되었는지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예외적인 방식으로 작가가 된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정명섭' 작가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정명섭 작가님에게는 다양한 루트로 작가가 될 수 있는 작금의 시기에 가장 현실적이고도 정확한 조언을 해 줄 명분이 있는 것입니다. 명분이!! 

   아무래도 작가 지망생들은 '내 글이 훌륭하면 누군가는 알아봐 줄 것이다'라는 희망고문을 계속하며 두문불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달리 어디다 접촉할 포인트가 없고, 너도나도 SNS를 활용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본인 SNS에 글을 올린다고 주목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파주 출판도시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다양한 출판 관련자들을 관찰했던 작가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개척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100종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다작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 지망생들이 골방에서 글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많은 지점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3. 작가가 되려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이 책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라는 크게 두 가지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작가 지망생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둘째는 작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도대체 뭘 하면 안 되고 뭘 해야 하는가를 책 리뷰에서 일일이 다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게 궁금하면 책을 사서 읽어보시면 되시겠습니다.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그 내용이 참으로 보암직도 하고 들음직도 하며, 따라 해봄직 한 실질적인 조언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궁금하여 알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조금만 힌트를 드리자면 급한 마음에 아무 출판사에 원고를 막 뿌리는 행위, 출판사와 어떻게 접촉하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모른 채 원고만 보고 있는 상황,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사인을 하는 행위, 작가로써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아마추어적인 태도 등에 대한 황금 조언들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로써 성공하기 위한 기본적인 태도에 대한 저자의 철학도 엿볼 수 있습니다. 저처럼 작가 지망생이 아니라 하더라도 저자의 태도론과 방법론을 읽다 보면 이런 노하우는 비단 작가 되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태도와도 직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계약서를 쓰는 노하우'라는 컨셉으로 시작한 이 짧은 에세이 내용이 프로 독자인 저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분야에서건 결과를 이룬 성공자의 모습에서는 다른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성공의 향기가 나기 마련입니다. 작가를 지망하는 분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 흥미로운 에세이를 반드시 읽어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작가 지망생이든, 인생 성공 지망생이든 짧은 시간에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 에세이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를 일독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의 귀염귀염 고양이 성지를 만나 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