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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Apr 05. 2022

관계를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





1.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기본, 자기 돌보기

   인간관계의 문제는 모든 사람들의 해결되지 않는 숙제와 같습니다.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고 기뻐하며 행복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사람들이라고 해서 꼭 숫자가 많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한 명 이상이 나를 사랑해 주고 나 또한 깊이 신뢰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의 문제가 이 책의 핵심 내용입니다.


   <관계를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의 저자 후션즈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관계 심리학자입니다. 20여 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상담하며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관계 문제에 대한 일련의 결론을 도출하고 세부적인 상황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상담의 기록이자 결과물을 이 책에 담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반 교양 심리학으로 분류되는 분야다 보니 저자가 소개하는 문제는 물론 주의해야 할 부분과 원인 분석, 그리고 결과 도출과 제안들이 완전히 새롭거나 신선한 느낌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 아래 인간관계의 문제는 늘 있어왔고, 중국인이라고 해서 인간 관계 문제에서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케이스를 우리 독자들에게 직접 대입해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는 대인 관계의 근본 원인이자 시작은 결국 자기 돌보기라고 설명합니다.


"20년간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고 상담한 끝에 불안전한 관계, 관계의 두려움, 불안, 단절과 회피, 피해 의식은 모두 ‘나’에서 출발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실 연구해 보지 않아도 메타 인지적(?)으로 그럴 것이라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만, 20년간 15,000시간이나 상담을 하고 얻은 결론이라고 하니 더욱 신뢰할 만합니다. 만 시간의 법칙을 점오배나 넘었으니 통달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 나에서 너, 우리로 관계 확장하며 성장하기

   저자의 설명처럼 관계의 문제는 우선 나를 알고, 스스로를 돌보는 행위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자기 돌보기는 트라우마 극복하기, 외로움 이기기, 열등감 해결하기,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기 등의 단계를 거칩니다. 자기를 잘 세우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설명은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었던 독자들도 다시 생각하고 점검하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자기 돌보기를 넘어서면 자신만의 경계에서 살짝 나와 타인과 관계를 점검하는 단계로 나아갑니다. 우선 타인과 접속하기 위해 자신만의 벽을 깨고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지나치게 영향을 받아서는 곤란합니다. 자기만의 가치관이 정확히 서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기울어진 관계를 맺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저자는 관계를 시작하는 첫발을 내딛는 이런 문제를 실제 사례와 함께 짚어주고 조언합니다.


   이제 조금 더 나아가 가까운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방법과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합니다. 가깝고 친밀한 관계에서의 문제는 한 인간의 일생을 좌우할 만큼 심각하게 작용합니다. 그만큼 영향을 크게 주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나 형제 같은 가족 관계는 특히 그렇습니다. 내면의 문제나 트라우마, 이상 행동 등을 가만 살펴보면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가족에게 받은 상처나 부적절한 메시지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저자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이 숨어 있다고 하면서 누구보다 인정과 신뢰, 존중의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고 조언합니다.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있어서 저자는 우선 솔직하고 대범해져야 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수치심의 문제를 잘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타인과의 비교 의식을 조심하고, 오히려 거기에 매몰되기보다 뛰쳐나와 자신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각 소챕터마다 타인과의 관계 맺기 문제를 설명함에 있어 특정 상담자의 고민 내용 공개, 예상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나열, 몇 가지 해결할 수 있는 제언 등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실제 하며,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순차적으로 잘 설명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저자가 설명하는 여러 문제와 이슈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어떤 것인지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저자의 조언들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가의 문제는 별개이지만 적어도 내가 알아야 하고 주의해야 할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관계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 용기!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입니다. 이런 인간관계의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것은 용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대한 용기인가 하면 내가 기대하는 만큼 상대도 나와 잘 지내고 싶어하고 어울려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믿는 것에 대한 용기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나쁜 마음을 먹고 있고 잠재적으로 나를 해할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먼저 타인을 믿어보고 알아가는 시작을 해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알아가다 보면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도 알게 되고 나와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도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마냥 두려워하고 상처받을까 피하기만 한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용기를 내어 부딪혀 봤을 때 내 기대와 다르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내가 기대하고 나를 기쁘게 하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결국 관계의 문제에 있어서 근원은 "나"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진심으로 드러낼 때 상대도 자신을 진심으로 드러내게 됩니다. 누가 먼저일까를 고민하는 문제라면 내가 먼저 해야 합니다. 상대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손쉽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나에 대한 두려움을 지워주고 우호적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관계를 깊게 하는 비결일 것입니다.


   후션즈의 <관계를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인간이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 궁극적으로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하고 알아야 할 부분들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나 정서적, 사고방식 패턴의 문제를 파악하고 자신과 잘 지내야 하는 문제를 먼저 체크합니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시작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내면적 문제에 대해 알려주고,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가까운 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이겨내야 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조언합니다. 그리하여 타인의 관계에서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비결은 물론 이런 관계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부분까지 총망라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관계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나, 책을 통해 다양한 심리학적 문제를 돌아보기를 원하시는 분들, 이미 잘 하고 있지만 혹시나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 점검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 <관계를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을 한번 정독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갑자기 관계의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느 부분에서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지에 대한 가이드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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