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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Apr 06. 2022

이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할 무속과 무당의 세계

김정범 "무속과 무당" 책 리뷰





1. 무속을 알자.

   이 책은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읽게 된 책입니다. 굳이 리뷰를 남기는 것은 생각보다 알게 된 것도 많고, 의외로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책 자체가 딱딱한 지식을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무속과 무당의 처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쓴 에세이 같은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단순 지식을 얻기 위해 읽다가 그 이상을 알게 되어 무척 유용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김정범 스님은 책 출간일 기준 공주 홍복사 주지스님이라고 합니다. 이 책이 2013년에 출간되었으니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네요. 지금도 주지스님으로 계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폴리뉴스 종교 문화 전문기자 타이틀도 가지고 계셔서인지 글에서 뭔가 사회부 기자가 취재해서 르포를 적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무속 자문을 하셨다는 것도 특이한 이력이네요. 불교나 무속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절에 계시는 스님이신지 무속인이신지 잘 모르겠네요.

    저자는 책머리 서문에서부터 우리 사회가 무속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미신이라고 단정 짓고 탄압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부정하려고 하기보다는 이해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이 책을 통해서 무속의 형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해달라고 부탁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신기한 내용은 무속인도 무속에 대해 제대로 알 방법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총 일곱 가지에 달하는 이유를 들며 설명하고 있는데, 요지는 무속인들도 갑자기 신내림에 의해 본인의 의지나 준비가 아니라 갑자기 무속의 길로 들어서기 때문에 무속인이 되는 것은 대부분 무속인이 되는 일을 당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또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사맞디 아니하다 보니 공부도 이해도 쉽지 않다는 점도 큰 애로사항이라고 하네요.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 신내림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우환을 당하면서 재산도 탕진하는 바람에 무속인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경우가 허다하다고도 합니다. 




2.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무속의 전반적인 내용들

   서문에서부터 제가 생각했던 책의 내용과 너무 다른 전개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속을 설명하는 책이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기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습니다. 이후 책 내용은 무당이 되는 세 가지 경우와 내림 굿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이후에 민족 신앙, 민속신앙, 마을, 가신, 기복 신앙 등 우리나라의 전통 신앙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줍니다. 

   신당이나 빙의, 천도의 의미 등 무속을 이해하는데 알아야 할 기본적인 단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무당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을 해줍니다. 무당에 대한 설명에서도 이 책의 독특함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무당이 뭔지 어떤 무당들이 있는지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당의 자식이 어떤지, 무당의 남자는 어떤지, 무당이나 법사의 하루 일과는 어떤지 등을 설명해 줍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굉장히 인간적이고 휴머니즘이 넘칩니다. 무당이 이렇게 쉽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스님의 개인적인 입장과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속인이지만 불교 스님처럼 행동하는 분들에 대한 비판도 빠트리지 않고 해주고 있습니다. 불사를 조성해 놓고 신도를 모집하고 산신 할아버지를 모셨다고 자랑하는 불교도 무속도 아닌 종교 사업가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집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불교 스님도 마찬가지고 오랫동안 참선하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무속인들이 싸잡아 욕먹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무속과 무당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생활을 좌우하는 정치 속에서도 무속이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고, 그리하여 무속을 모르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펼쳐질 것이 예상됩니다. 이 책을 통해서 무속에 대해 많이 이해되어 유익했습니다. 무속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무속인들의 일상과 현실, 비정상적인 무속인들의 행태까지 고발하고 있는 이 책의 일독을 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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