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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Jun 17. 2023

챗GPT 이후 세상을 조망한 탁월한 미래 전망서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책 리뷰




1.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의 도래

앤드류 니콜 감독의 영화 <인 타임>에서는 모든 것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 타임의 세상에서는 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돈 대신 각자가 가진 시간으로 비용을 치르게 됩니다. 모든 인간은 신체에 '카운티 바디 시계'를 가지고 태어나고 25세가 되면 이 바디 시계가 활성화되어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인 타임 세상에서 25세가 된 성인은 1년이라는 시간을 활용해 평생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커피 1잔만 마셔도 4분을 사용하고 권총을 한정 사려면 3년이라는 시간을 지불해야 합니다. 성인이 되면 노동을 하던 투자를 하던 뭔가 경제활동을 해서 시간을 벌어야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 늘 뛰어다닙니다. 반면 부자들은 가진 시간이 넘쳐나서 행동이 느리고 느긋합니다. 서로 시간을 줄 수도 있고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빼앗기거나 모두 소비해서 0이 되면 즉시 사망합니다. 이 영화는 모든 것을 시간으로 환산하는 흥미롭고도 의미심장한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앤드류 니콜 감독의 예상과는 다르게 챗GPT의 등장으로 현실 세계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이 아니라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챗GPT의 존재는 애플의 아이폰이 포문을 연 모바일 세상의 충격보다 몇 배는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남 이야기처럼 하는 이유는 사실상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면 챗GPT에 의한 세상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챗GPT로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실제 아날로그적 삶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미디어숲 출판사의 신간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은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심각한 정보 격차와 체감의 차이를 메꾸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출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챗GPT를 사용해 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제대로 된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이해하실 겁니다. 저 역시도 당장 설치 후 체험을 하고 싶은데 뭘 어떻게 물어야 할지 막막한 심정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챗GPT로 대표되는 A.I의 시대를 맞아 세상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직업의 세계는 어떤 형국으로 흘러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목메다는 아이들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변해야 하는지를 두루 돌아봅니다. 여기에 미래 사회를 맞아 우리는 어떤 생존 전략을 취해야 할지 전망합니다.





2. 급변하는 세상, 전문가의 폭넓은 시각이 중요한 이유

이 책을 처음 접할 때는 사실 좀 시큰둥 했습니다. 공중파 방송은 물론 온라인 SNS와 유튜브에서 챗GPT에 대한 내용을 너무 많이 접해서 아이템 자체가 식상했던 탓이 큽니다. 그러나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나오는 식견의 위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챗GPT라는 용어로 대변되는 세상의 변화에 대해 넓은 스펙트럼으로 조망하는 깊이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공학박사이자 미래전략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을 하시면서 비지트의 공동대표로 있는 전상훈, 최서연 두 박사님이 펼쳐내는 챗GPT 이후 세상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분야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논점들을 정확히 짚어내면서 독자들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이 책은 기대보다 훨씬 유용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저자들이 이 테마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준비해왔던 것들을 읽어 낼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남들보다 미리 많은 데이터를 살피고 준비해오며 연구해온 분들의 시각이 얼마나 탁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급변하는 시기는 미래를 전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도래할 미래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것들일 고민해온 저자들의 수고가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첫 번째 파트에서 챗GPT로 대변되는 변화의 시작이 초래할 미래의 모습을 가볍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트 1의 내용은 평소 관심이 있던 독자들은 얼마든지 들어보암직한 익숙한 이야기들입니다. 파트 1의 마지막 꼭지인 "데이터 배당 시대로의 대전환" 부분은 그중에서도 특히 흥미롭고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로봇으로 노동이 대체되는 세상에 기본 소득의 문제와 맞물려 있는 데이터 배당 제도는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어쩌면 빠른 시일 내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인 타임처럼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생성해 낸 가치 있는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의 도래 말입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변화할 일자리 문제, 직업의 영역에서 발생할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A.I에게 빼앗길 일자리의 문제를 다루면서 그동안 인간이 해오던 분야 중 대체될 분야와 대체 불가 분야 등을 살펴봅니다. 직업관이나 직업의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고 미래의 인재상이 정말 새롭게 바뀔 것이라 설명합니다. 파트 2의 마지막 꼭지 "챗GPT를 활용하는 자 vs. 활용하지 못하는 자" 부분은 역시나 직업의 영역에서 가장 뜨거운 사안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세 번째 파트는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답이 안 나오고 변화의 여지가 적은 분야라 생각

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들은 교육 분야가 가장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역설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 부분도 반론을 제기할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정말 쉽지는 않을 거라 예상됩니다. 특히 챗GPT 시대에 관심 있게 살펴보아야 할 A.I 윤리 교육에 대해 다룬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네 번째 파트에서는 미래의 사회를 전망하면서 챗GPT로 인해 발생할 다양한 상황을 상정하고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사회 문제, 윤리 문제 등을 더 부각시켜 도전을 제한할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마지막 파트야 말로 저자들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 싶은 바라 할 수 있고 상당히 진중하게 주장을 전개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파트를 읽다 보면 챗GPT로 인해 도래할 미래의 문제에 대해 저자들이 얼마나 진심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좋은 파트라 생각됩니다.





3. 챗GPT가 쏘아 올린 변화의 시대, 우리는 뭘 해야 하나?

챗GPT도 좋고 바드도 좋고 빙도 좋고 다 좋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도대체, 왜, 우리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뭐 어쩌란 말입니까? 표면적으로는 당장 사는데 크게 차이는 없는 거 같습니다. 일상에 바쁜 많은 분들은 이런 호들갑이 불편하기만 할 수 있습니다. 몰라도 별문제가 없는데 뭘 이렇게 난리들이란 말입니까? 그저 물으면 답해주는 채팅 프로그램일 뿐이지 않나 말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채팅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 이런 인공지능의 출현이 정말 우리 삶을 극적으로 바꾸는 시작점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설마가 사람을 진짜 잡는 일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려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인간은 자기가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접하면 불안해하고 불편하게 느낍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두 가지 상반된 태도를 취하게 되는데, 한 부류는 외면합니다. 이런 태도를 타조 효과라고도 부릅니다. 타조 효과는 타조가 자기보다 무서운 사자 같은 존재를 만나면 위험에서 회피하기 위해 머리를 모래 속으로 묻어 버리는 행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타조 효과는 사실이 아니고 실제로는 몸과 머리를 바닥으로 숙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이 알려졌지만, 타조 효과라는 단어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또 다른 한 부류는 우선 익숙하지 않은 그 개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조사해 익숙해지려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도 대충대충 배우고 적당히 내가 아는 카테고리에 집어넣어 버리는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미래를 잘못 판단하는 우를 범하게 만듭니다. 제대로 알아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노력이 바른 미래 전망을 가능하게 합니다.


지금 당장 미래학자들의 전망을 그저 터무니없다고 외면한다면 우리는 타조가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알 수 없는 지점까지 진화할 것을 염두에 두고 나의 미래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저자는 코로나 이후 급격한 디지털 대전환을 맞아 중요한 지점을 지적합니다.


엄청난 속도의 변화에서 우리가 목격한 현실은 정보의 격차가 직접적으로 부의 격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진취적으로 자기 변화를 이루느냐의 차이가 부의 격차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비단 이것은 디지털 시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들은 챗GPT의 충격을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어떻게 앞으로 A.I와 공존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리하여 실제로 챗GPT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라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챗GPT라는 단어를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 개념 정리가 안되시는 분이나 이런 변화를 통해 향후 펼쳐지게 될 미래의 전반적인 전망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교재가 될 책입니다.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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