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생각에 힘든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서
딱 첫 느낌이 일본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의 심리를 쪼개고 세분화해서 문제 제기를 한 다음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이 말입니다. 일반 대중 심리학에 기반을 둔 "이대로 괜찮습니다"라는 일본의 유명 만화가 호소카와 텐텐 씨와 대인관계 치료사 미즈시마 히로코 선생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책입니다.
타고난 기질일 수도 있고, 성장기에 잘못된 피드백 때문에 형성될 수도 있는 이 부정적 사고방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는 위축되고 소심한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속마음과 달리 무조건 수용적인 태도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언제나 겉과 속이 일치하지 못하고 부조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속으로 문제가 생깁니다.
'난 뭘 해도 되는 일이 없어', '맨날 남을 질투하고 남의 눈만 신경 쓰지', '자기 의견도 확실히 말하지 못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렵고', '늘 쓸데없는 생각만 하다가 결국 겉돌고 말아' 등등의 문장을 읽으면서 '아, 내 얘기구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바로 당신이 이 책을 읽을 독자십니다. 축 당첨!!!
이 책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심리적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조언하고 있습니다. 첫째, 모두에게 잘 할 수도 없고, 잘할 필요도 없으니 가장 중요한 타자(가족, 연인, 절친 등)에게 집중하라. 둘째,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대로 괜찮다고 자신을 인정하라.
어, 뭐 이래? 당연한 소리 아냐?라고 반응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뭐 좀 그렇....) 하지만, 의외로 자신의 일상 속에서 이 당연하고 중요한 부분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사실 아니고 그냥 추측이지만 사실이라고 우겨야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걸로 합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다 보면 '아, 눈이 확 돌아갈 만큼 신선하고 새로운 사실이야!!'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찬찬히 설명해주는 대인관계 문제와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상담 내용은 마치 내가 상담받는 것처럼 이해도 잘 되고 공감이 됩니다. 그렇기에 무척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저는 쫌, 투털거리기는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무결성 믿음과 무한한 애정으로 순도 100% 퓨어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상담자에 해당하는 텐텐짱의 모습이 저먼 달나라 사람같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네거티브 대마왕 기질 노여사에게 듣던 황당한 네거티브 멘트를 떠올리며 의외로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상황에서 가르치려 들지 않고 거의 붓다의 마음으로 그냥 오냐오냐 들어줬던 저의 모습이 참으로 훌륭하고도 알흠다웠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의 정신세계에 대한 자신감과 자만심을 한껏 고양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매우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