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호의 <모두를 위한 러닝> 책 리뷰
1. 러닝 에세이의 최고 미덕 - 공감과 동기 부여
유튜브 런주호로 유명한 서주호씨의 <모두를 위한 러닝>은 제목대로 러닝 입문자 중심으로 모두에게 통용될 만한 정보를 총망라한 책입니다. 러닝 에세이와 입문서, 부상 전문서까지 어느 정도 섭렵한 저에게 이 책의 내용이 크게 도움이 되었는가 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몸뚱이는 느림보지만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저에게는 너무 평범하고 쉬운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러닝 에세이의 가장 큰 미덕을 잘 지키는 책입니다. 몸과 마음이 무너져 무기력해져 있는 저자, 일에 쫓겨 건강과 삶을 돌볼 여유가 없던 시절을 뒤로하고 우연히 달리기 하나만으로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되찾는 자전적 이야기는 독자에게 큰 용기를 줍니다. 이런 극복담은 타인으로 하여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달리기를 더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일시적인 어려움에 빠져있을 때 만난 러닝으로 구원을 얻는 일종의 간증과도 같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 역시도 열심히 달리고 건강을 챙겨서 삶이 더 나아질 것만 같은 기분에 빠지게 됩니다. 어지간한 마약보다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러닝 에세이의 가장 큰 효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해 보이는 저자지만 일반인이었기에 그의 이야기가 무척 공감이 되기도 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책 속 문장이 뛰어나거나 현학적이거나 내용이 탁월한 아닙니다. 그럴 필요도 없는 책입니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하고 담담한 이야기는 경계를 허무는 느낌이 있습니다. 달리기를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과의 연대감에서 오는 조언을 읽고 있노라면 느슨하지만 연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만큼은 참으로 좋은 기분에 슬며시 빠져들게 됩니다. <모두를 위한 러닝>은 이런 기분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초보자에게 유익한 러닝 정보가 가득 담긴 실용서
<모두를 위한 러닝>은 러닝 입문자이거나 잘 뛰지만 지식 없이 그저 달리기만 하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뛰기 위한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담았습니다. 입문서기 때문에 깊이는 없지만 꼭 필요한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데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면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전문서를 읽으시면 됩니다. 입문서의 역할을 충분히 넘치게 하고 있는 책입니다.
전반부 절반 분량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에세이에 가깝고, 후반부는 러닝 자체에 대해 설명하는 실용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전반부에도 귀담아듣을 만한 정보가 많이 있는데, 저자가 경험했던 가이드 러너 활동, 마인드풀 러닝에 대한 설명 등은 매우 유용합니다. 저는 가이드 러너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내 한 몸 가누기 힘든 사람이라 남을 가이드 할 일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젊고 날렵한 분들은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의 후반부는 어지간한 러닝 입문서에 있을 법한 러닝화 선택 가이드라던가, 러닝 강도와 심박수 문제, 부상 방지를 위한 웜업과 쿨 다운, 스트레칭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러닝 실력을 늘리기 위한 초, 중급 러너들의 훈련 노하우를 비롯해 식단과 영양 관리까지 담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일반인과 전문가의 경계가 흐려진 것 같습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SNS 등의 개인 채널이 널리 활용되고 있어서인지 책뿐 아니라 이분의 유튜브를 통해서도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주호씨의 <모두를 위한 러닝>은 정말 처음 시작하는, 마냥 달려 재끼다가 다치거나 지치거나 실력이 늘지 않아서 당황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러닝 입문서이자 지침서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잘 달리고 싶으면 무엇을 놓치면 안 되는지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론이 빠삭하다고 몸땡이가 저절로 가벼워지고 빨라지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알고 있는 게 모르고 헛짓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부담 없는 마음으로 호로록 읽기에 너무 좋은 러닝 입문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