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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Dec 18. 2018

웨스 앤더슨 감독과 그 작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웨스 앤더슨 컬렉션 : 일곱 가지 컬러




1. 웨스 앤더슨 감독의 초기작 7편에 대한 깨알 같은 이야기가 담긴 평론집이자 인터뷰집


  미국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이자 작가주의를 잇는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웨스 앤더슨은 특히 미학적 관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큰 영감을 주고 있는 감독입니다. 여전히 국내에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비주류 마이너 뽕필의 감독이기는 합니다만, 몇 장면만 봐도 "웨스 앤더슨 영화군!"이라고 바로 알 수 있을 만큼 개성이 강한 매력적인 감독입니다. 

출처 : UPI.com


   그러다 보니 이 양반에 대한 영상이나 책도 많이 등장하는데 국내에는 아직 많이 번역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번역 출간된 책 중 한 권인 이 책 "웨스 앤더슨 컬렉션 : 일곱 가지 컬러"는 일종의 인터뷰집이자, 평론집이기도 합니다. '일곱 가지 컬러'라는 걸그룹스러운 제목이 붙은 이유는 이 책을 준비할 당시에는 [문라이즈 킹덤]까지만 발표되었기 때문에 웨스 앤더슨의 장편 데뷔작 [바틀 로켓]부터 [러시 모어]. [더 로열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폭스], [문라이즈 킹덤]까지 총 7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웨스 앤더슨을 국내에 알린 명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아쉽게도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위에서 언급한 웨스 앤더슨의 작품을 하나도 안 보신 분이라면 이 책의 리뷰는 이 정도에서 로그 아웃 해주시면 되시겠습니다. 

   책의 구성이 각 영화마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영화 평론가인 매트 졸러 세이츠의 영화 에세이와 그 영화와 관련된 감독과의 인터뷰를 싣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므로, 영화를 보지 않는 경우 도무지 뭔 소리인지 알 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효용은 가능한 책에 언급된 작품 전체를 다 감상한 분에게 매우 한정됩니다. 최소한 다수의 작품을 이미 보신 이후에 읽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연히 전작을 다 보신 분에게 가장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매우 특이한 취향을 가지신 분이라 '나는 영화에 대한 에세이와 감독 인터뷰를 통한 뒷이야기 등을 모두 숙지한 이후에 영화를 보겠어!'라고 결심하시더라도 절대 말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마음이 매우 넓고 대양과 같은 이해심을 가졌습니다만 이 책을 영화를 보기도 전에 먼저 읽는 행위에 대해서 만큼은 용납이 안됩니다. 딱히 제가 제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습니다만... 


   웨스 앤더슨 영화의 특징상 장면 장면의 미학적 특성, 감독의 의도, 카메라 워크 등이 매우 두드러지는데 영상을 보지 않고 그런 부분에 대한 감독과 영화 평론가의 대담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행동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이 책을 아주 즐겁게 읽은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몇이나 더 읽겠는가? 하는 걱정도 들고... 왜 나는 사람들이 딱히 찾지 않는 책을 자꾸 읽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저는 아주 재미지게 깜딱 놀랄 만큼 즐겁게 읽었으니 말입니다.  







2. 웨스 앤더슨 감독에 독점 선점권을 행사하는 평론가 매트 졸러 세이츠 형님


© https://www.rogerebert.com


   웨스 앤더슨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항상 졸러 형님이 빠지지 않고 졸라 많이 등장합니다. 이 졸러 형님이 웨스 앤더슨과 어떤 인연이 있는고 하니,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인정해주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분연히 일어나 첫 단편 영화 "바틀 로켓"에 대한 평론을 썼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그래서인지 뭔가 웨스 앤더슨 감독에 대한 독점 계약을 맺은 것 같은 스탠스가 좀 엿보인달까... 

   어딜 가나 웨스 앤더슨 감독 주변에는 졸러 형님이 졸라 따라다니더란 말입니다. 이 책뿐 아니라 각종 행사, 기념사진전, 그림전 등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기도 하고 본인이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제대로 즐기시려면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을 감상하시고 읽으시는 것이 좋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웨스 앤더슨을 잘 알고 좋아하는 팬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책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딱히 의미 없는 책일 수밖에 없는 양 극단을 오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저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좋은 책이었습니다. 


아... 좋은데 좋은 걸  설명할 수가 없어... 아아.. 가슴이 터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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