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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Jan 09. 2019

돈을 쓰면서 버는 방법에 대한 개론서

PRO-SUMER POWER 프로슈머 파워




1.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용어 "프로슈머"


   제 독서 취향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어느 날 갑자기 생뚱맞은 책을 리뷰한다는 것은 제가 고른 책이 아니라 노 여사가 사다 놓은 책을 읽은 것이라는 걸 금방 눈치채시겠습니다만, 이 책도 정말 제 의지로는 절대 사서 읽을 만한 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독서라는 것이 늘 좋아하는 취향의 것만 주야장천 읽으면 오히려 지치는 경향이 있기에 좋아하는 책만 읽어도 시간이 모자란데도 불구하고 생소한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나름의 리프레시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종종 노 여사의 픽을 살짝 가져다 읽곤 합니다. 제목도 생소한데 심지어 얇기까지 한 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프로슈머는 익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생산자를 뜻하는 프로듀서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의 합성어입니다. 굳이 원래의 뜻을 따지자면 생산하면서 소비하는 닝겐을 뜻하겠습니다만, 이 책 [프로슈머 파워]에서의 의미는 소비자에 방점이 찍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상한 용어로 쓰자면 "생산적 소비자"가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소비자는 소비자인데 그냥 돈을 써 째끼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쓸 거 현명하게 쓰면서 동시에 돈을 버는 효과를 얻어서 질질 새는 바가지가 아니라 부자가 되자' 뭐 이런 취지의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빌 퀘인의 2000년도 출간 저서를 번역한 책이므로 벌써 20년이 흘러버린 이론이 등장합니다만 오히려 먹고살기 드럽게 어려워진 요즘에 더 설득력이 생기는 내용이기는 합니다. 그리하여 한 번쯤 읽어보며 주옥같은 부자 되는 방법을 머리에 새기며 달라지는 건 없지만 부자가 될 것만 같은 놀라운 기분에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책을 읽을 때의 가장 큰 효용은 읽으면서 초대박 부자가 되어 있는 저의 오지도 않을 미래를 상상하며 실실 쪼갤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2. 그래서 프로슈머가 당최 뭐란 말인가?


   에... 또... 이 책에는 정말 부자 되는 방법이 주옥같이 실려 있어서 포스트잇 플래그를 무지하게 붙였습니다. 매우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대체로 동의할 만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계속적으로 개념적인 주장만 반복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1) "프로슈머란 돈을 버는 생산자와 돈을 쓰는 소비자를 합성한 말로, 두 가지를 함께하는 생산적 소비자를 말한다." p23

    → 오! 오케이, 그렇군. 그런데?


2) "억만장자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돈을 더 벌수 있는 기회에 돈을 쓴다.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것에 현명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p28

    → 오! 그렇겠지. 내가 억만장자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아. 그래서?


3) "할인가격이 소비자에게 이로운 것은 사실이다. 억만장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은 저렴한 가격을 좋아한다. 그러나 할인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면서 돈을 '아낀다'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당신이 물건을 사면 어찌 되었든 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간다. 당신은 돈을 쓰는 것이지 결코 저축하는 것이 아니다." p37

    → 오! 맞아, 맞아 1+1이나 창고형 대형마트가 그런 케이스지. 그래서?


4) "당신은 돈 몇 푼을 아끼기 위해 삶 전체를 잃어도 좋은가? 돈과 시간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경제적 자유를 얻는 데 더 가치가 있는 시간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p71~72

    → 오! 그렇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만 있다면 당연히 시간이 중요하지. 그래서?


5) "프로슈머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돈을 버는 사업기회도 얻는다. 또한 스스로 현명한 구매를 하고 그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으로써 더욱더 성장한다." p113

    → 어... 그렇지. 그러니까 어떻게 돈을 버는 사업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란 말이냐...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구먼...


6) "프로슈머는 저렴한 상품 구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소비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제품을 소개해 돈을 번다. 소개사업도 마찬가지다. 소개사업을 하는 사람은 저렴한 상품이 아니라 현명한 선택을 해서 소비하는 동시에 돈을 벌고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하도록 가르친다!" p119

    → 아! 그렇군. 결국은 소개사업을 말하는 거로군..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프로슈머는 소개사업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였습니다. 음.. 폭넓게 보자면 블로그에 상품 리뷰를 쓰고 링크를 클릭하면 약간의 리워드를 얻는 방식도 일종의 소개사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소개사업을 하려면 그에 맞는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어야 하고, 그 프로세스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 책은 암웨이 같은 네트워크 사업?의 유용성에 딱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에서 더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좋은 상품을 갖추고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대신 제품을 소개하는 개인에게 상당 비율의 리워드를 지불하는 방식의 프로세스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프로슈머라고 부르며,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자기계발 분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신간 베스트셀러 중에 "나를 바꿀 자유"라는 책을 쓴 분도 암웨이에서 엄청 성공한 분이라니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무조건 안된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과거에 군 생활을 할 때 다단계 사업에 빠진 중사님이 저를 불러다 놓고 "네가 얼마 만 내면 내 밑에 붙어서 다른 사람을 붙이고 그러면 얼마를 벌고 블라블라~~"하며 사람을 엄청 시달리게 하는 바람에 정말 학을 뗀 기억이 있어서 비슷한 사업 형태에 대해 무척 거부감이 심합니다만, 이 어려운 불황에 돈을 버는 분이 있다면 나쁜 일은 아니겠습니다. 다만 제발 이런 방식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타인의 입장이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으로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목적의식이 앞서서 그 상식적인 선을 넘어서는 행동을 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보니 이런 소개 사업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저부터 그렇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에서 무슨 사업을 하건 어차피 기본 원리는 "돈 놓고 돈 먹기"인데 투자 없이 정말 부자가 되는 게 가능한가 싶은 회의도 됩니다. 성격 좋고 수완 좋은 누군가는 돈을 버시겠지만 적어도 제가 그렇지는 못하다는 것이 딱 하나의 문제라면 문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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