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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Nov 20. 2019

방황하는 청춘에게 건내는 공감의 시 에세이

걱정하지마 나도 그랬어 책리뷰




1. 사회적 편견을 이겨낸 경험담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



   글 쓰는 은행원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진 저자는 프롤로그와 중간중간 글을 통해 본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밝히고 있습니다. 애초에 사회적으로 누구나 상상하는 잘나가는 길을 걷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상황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위치에 안착합니다. 그 과정이 순탄했을 리가 없겠지요. 그 어려운 과정을 겪어 내면서 고민도 많고 좌절의 순간도 많았으리라 봅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외롭고 막막한 청춘들에게 "걱정하지 마 나도 그랬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 마음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져 출간되었습니다.


   성공한 장년이 젊은이들에게 경험담을 전하는 방식은 사실 꼰대짓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죠. "내가 다 해봤는데 말이야."라고 한다면 꼰대짓으로 꼴 보기 싫은 글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저자는 그런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이 책 곳곳에서 청춘들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순수한 마음이 잘 전해집니다. 단순히 "내가 이랬는데 너도 그렇게 해라" 식으로 쓰고 있지 않고 자기 고백과 같은 시가 대부분이라 공감하며 읽기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카센터, 납품 보조, 가축사육, 과일장사 등등의 아르바이트를 거치고 한우 단지에서 소 잡는 일까지 했다는 저자가 금융 계열로 취직해서 은행원으로 살고 있는 삶의 궤적 자체가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저자의 삶의 모습을 통해 가감 없이 자신의 경험을 전하는 글들이 진정성을 얻게 됩니다. 제가 저자보다 더 나이가 많아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막막한 시대를 지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은 책입니다. 





2. 시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해...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 스스로도 시 에세이라고 장르를 정의하고 있듯이 읽어보면 대체로 시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 시 자체가 완전한 시의 형식이라고 하기에는 산문적인 성격이 담겨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아예 산문 형식의 에세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아주 자유로운 형식으로 기록된 글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니 아예 약간은 독특한 장르를 개척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에세이인데 초반에 시가 좀 수록되어 있는 형식인가? 했는데 거의 끝까지 시 형식의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시라는 것이 저자의 마음을 담기에 적당한 장르이기는 합니다만, 은유와 상징의 점철인 시는 보통 일반 독자가 대중적으로 좋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데 이 분의 시는 평상어로 이루어져 있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글솜씨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오히려 책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부족함이 많이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기술적으로 따지면 글을 잘 쓰신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색한 표현도 많고 그냥 일반인이 자기 에세이를 한 편 써보라고 하면 기교 없이 쓰는 그런 글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저자의 경험이나 배경을 완전히 배제하고 책 만으로 평가하자면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3. 기교를 이기는 진심의 힘...


    정작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사람이 진심을 다 하면 비록 글솜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읽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분명 투박하고 어색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글의 면면에 저자의 마음이 묻어나서 글의 완성도를 논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사실 독자들은 저자가 유명인이 아닌 경우 저자의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냉정하고 책을 평가하는 편이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허점 투성이인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울림이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교를 이겨내는 저자의 진심이 꾹꾹 눌러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이 글이 위로가 아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열정을 찾아주는 책이 되었으면 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저도 궁금합니다. 이 책을 젊은 청춘들이 읽으면 공감하고 열정이 일어날지 말입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 책이 수익이 얼마나 날지 모르겠지만 수익금은 청춘들의 꿈 지원금으로 쓰인다고 하니 적어도 저자가 책을 쓰는 동기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젊은 분들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글의 완성도가 조금 더 높았다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지만 세상에 이런 책이 한 권쯤 있는 것은 좋지 않을까 싶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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