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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ia Oct 21. 2024

“왕언니”와는 정반대인 내 인생의 속도

어딜 가나 내가 제일 나이가 많지만…


내가 미국에서 유학했던 지역은 도심 쪽이 아니라 시골 쪽이라서 그런지 내가 만났던 학교 친구들은 순수하고 착한 성격의 친구들이 많았다. 같이 수업을 듣는 미국 친구들조차도 학교에 여러 나라 국적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어서 그런지 특별히 나쁘게 구는 친구들은 없었다.

미국 지역 어디를 가든지 언제나 한국인들은 몇 명뿐이더라도 꼭 있었는데, 내가 유학했던 미국 대학도 나는 처음에 갈 때 한국인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꽤 몇 명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매나 자매끼리 같이 유학 오는 학생들도 있었고, 다른 나라에 이민을 와서 그 뒤로 쭉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학생들도 꽤 많았고, 중고등 학생 때부터 미국에서 살아서 겉만 한국인일 뿐 속은 완전히 미국인인 한국 친구들도 꽤 있었다.


지나고 보니, 나는 내가 유학했던 미국 대학교의 한국 학생들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해서 여자애들은 다 나보다 동생들이었고, 남자애들도 나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 몇 명을 제외하고 거의 다 나보다 동생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유학 중에서도 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들의 연애 고민거리를 들어주거나 조언을 많이 해줬던 것 같다. 웃긴 것은 그때 내 나이에 비해 나 자신도 연애 경험이 별로 없었으면서 연애 고민 상담이나 조언을 많이 해줬다는 것이다.


미국 기숙사나 학생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여러 명의 룸메이트도 만났다. 룸메이트도 잘못 걸리면 엄청 고생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서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내가 만났던 룸메이트들은 다 착하고 서로 잘 지냈던 기억이 난다. 유럽 국적의 룸메이트, 베트남 국적, 멕시코 국적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룸메이트도 있었는데 그들은 미국에서 유학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나 힘든 점을 알아서 서로 뭔가 동병상련으로 도움을 많이 주고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러 나라 국적의 룸메이트들도 나보다 대부분 나이가 어려서, 미국 유학 생활 시절에도 나는 거의 항상 왕언니의 위치에 있었다.


어딜 가나 내가 소속된 무리에서 거의 항상 왕언니여서 그런 것일까? 지금까지도 나는 친구들 중에서도 아직 미혼이고, 내 지금 인생의 속도는, 왕언니의 위치와는 정반대의 속도를 걷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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