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금은 왜 그때보다 행복하지 않을까
미국 유학 시절 때는 여행도 많이 다녔다. 학교가 방학 기간일 때마다 친구들과 미국 내로 여행을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서 제대로 여행했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시카고, LA, 뉴욕, 샌디에고 여행을 했는데 미처 못 가본 지역이 많아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가 보고 싶었던 미국 도시들을 다 돌아보고 왔어야 했다. 지금은 외국 여행할 기회도 없고 여행할 체력도 없어진 것 같다.
그때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다 정리하지도 못한 채 한국에 돌아와서 취업 준비를 하느라 시간은 어느새 빠르게 흘러갔다. 미국 유학 때의 추억들이 아직 정리가 안 된 채로 책상 서랍에 있었지만 늦게 취업을 하는 바람에 회사에서 일하느라 내 미국 유학 때의 시간들은 어느새 기억 속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미국 유학 때 같이 친하게 지냈던 동생들과 언니들은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는 평범한 주부의 일상을 사느라 바빠졌고 자연스레 서로 연락이 끊겼다. 나만 평범한 길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제는 미국 유학 시절의 사진들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내 얼굴이 지금의 나 자신도 어색하다. 그때의 너무나 젊고 건강하고 좋아 보이는 얼굴이 몇 년 사이 너무 바뀌어 버렸다. 그때의 한없이 용감하고 무모하고 자신감 있었던 내 모습이 요즘도 가끔 그 미국 유학 시절 때의 배경과 같이 꿈에 나오기도 한다.
그때의 자신감 있었던 내 모습의 반이라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의 나는 심적으로 너무 약해졌고, 무엇을 결정하는 데도 너무 조심성이 많고, 앞서서 걱정하는 게 많아져서 어떤 일을 결정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거침없이 직진했던 그 미국 유학 시절 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미 나는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도대체 지금의 나는 왜 그 미국 유학 시절 때보다 행복하지 않을까. 미국 유학 때의 사진들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나의 얼굴이, 지금의 나는, 생소하게 느껴지고 얄밉게까지 느껴진다.